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문 면접관 May 02. 2021

일과 정서

긍정적인 정서로 행복하게 일하기

"사람은 마음을 붙잡아야 한다. 놔두면 곧 머리도 통제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 프리드리히 니체 -

"One ought to hold on to one's heart; for if one lets it go, one soon loses control of the head too."
 -Friedrich Nietzsche-


“김 과장, 무슨 일을 그렇게 감정적으로 처리하는가?” 

“나한테 무슨 감정이라도 있나? 

와 같이 우리는 감정이라는 말을 부정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감정이라는 단어가 인간의 바람직한 결정과 행동에 별로 도움이 안 되는 단어로 평가절하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의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그들이 밝혀낸 가장 중요한 업적 중 하나가 ‘결정’은 ‘감정 또는 정서”가 내린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그러면, 감정과 정서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정서와 감정을 같은 개념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감정은 정서를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때로는 같은 의미로 쓰이기도 하지만 감정은 기쁘다, 화가 난다 와 같이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마음의 상태이고 정서는 쾌활하다, 우울하다 같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마음의 상태이다.


필자가 초등학교 시절에 평소 과묵하신 아버지와 함께 몇 차례 대중목욕탕에서 목욕 후 근처 빵집에서 곰보빵과 우유를 맛있게 먹었을 때 느꼈던 마음의 상태가 기쁜 감정이었고, 50년이 지났어도 아버지와의 그때 그 감정이 생생하게 남아있는 마음의 상태가 행복하고 긍정적인 정서라 할 수 있다.


대학 졸업 후 첫 번째 직장에서 10년 동안 사회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과 태도를 배우고 소중한 경험을 하였다. 그러나, 눈 앞에 보이는 일을 처리하는데 급급했던 기억이 꽤 많은데 동료들이나 가족들과 보낸 즐거운 추억은 많지 않은 느낌이다. 어느 날 유독 심하게 짜증을 내는 상사,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의사결정과 애매모호한 업무지시, 특정인이 비합리적으로 주도하는 성과 없는 회의 등으로 답답하고 무미건조한 시간을 보내며 조직생활이 만만치 않다고 느낀 적이 많았다.


두 번째 일터는 글로벌 기업의 한국법인으로 조직의 목표가 명확하고 방향성이 분명하였다. 거의 모든 직원들의 문제 해결 능력이 우수하고 팀워크도 좋아서 매년 사업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바람직한 조직이었다. 그리하여, 회사에서는 성과를 보인 직원들에게 부부 해외여행 등 다양한 보상을 제공하였다. 회사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정서가 넘치는 좋은 회사로 기억이 남아있다. 


10여 년 전 기업에 우수한 인재를 추천하는 사업으로 창업한 이후 수년 전부터는 기업의 직원 채용 전문 면접관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그동안 천명 이상의 지원자를 만나 그들에게 적절한 질문을 던지고 다양한 수준의 답변을 들으며 그들의 역량을 평가하고 있다. 채용 현장에서 동일한 조건과 상황이지만 어떤 지원자는 준비한 것을 충분히 발휘하고 어떤 지원자는 제대로 말도 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동안 사회생활을 회상해보니, 조직과 일터에서 특이한 이상행동을 보인 사람들과 채용 면접 시 유난히도 긴장을 하여 자기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정서적 안정감 또는 정서지능이 부족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장에서는 일과 정서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알아볼 것이다.

-일과 정서의 이해 : 감정과 정서의 중요성

-정서 관리(경영) : 정서 전염, 정서와 번아웃(이직률), 정서지능과 직원 채용

-조직의 정서적 문화 : 정서와 긍정심리학 


<일과 정서의 이해> 

일이란 무엇인가? 무언가를 이루거나 적절한 대가를 받기 위하여 어떠한 장소에서 일정한 시간 동안 몸을 움직이거나 머리를 쓰는 활동이다. 또는, 어떤 계획과 의도에 따라 이루려고 하는 대상을 의미한다. ‘한국형 커리어 코칭을 말한다’ 책에서는 일(직업)을 세 가지로 분류하여 경제적 보수를 얻기 위한 생계직 성격의 생업, 사회적 위상이 담겨 있는 전문직 그리고 신으로부터 부여된 소명으로서의 직업인 천직으로 구분하였다.

 

정서라는 단어를 상담학 사전에서 찾아보면 주관적 경험, 표출된 행동, 신경화학적 활동이 종합된 신체적∙생리적 반응을 동반한 지속적인 감정으로 정의되며, 정서는 우리의 생존을 증진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인간 내부에서 진행되는 일시적인 혹은 장기적인 느낌이나 감정을 의미한다. 머리 부분의 활동을 인지라고 한다면, 정서는 가슴 부분의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이성과 논리는 능력이고 감성은 다른 측면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감성은 판단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생각을 하는 과정에는 논리로 풀어 나갈 수 있지만 최종 결정 단계에서는 정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우리로 하여금 무언가 결정하고 행동하게 하는 힘은 정서에 있다. 


결정을 내리는 순간에 우리가 주저하는 이유가 정보나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능력이 부족해서라기 보다는 정서적인 측면이 약해서인 경우가 더 많다. 이는 과학적으로도 증명이 되었는데, 정서를 담당하고 있는 뇌 영역에 손상이 있는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 사소한 결정도 내리지 못하는 장애를 보인다. 이들은 수학, 퍼즐, 논리 문제 등은 수술 전에 비해 어렵지 않게 문제를 풀어낸다고 한다.


어떤 상황이 비합리적이어서 고쳐야 한다는 논리적인 생각의 이면에는 그 상황에 대한 분노나 불편함이라는 정서가 숨어 있다. 그렇지 않으면 변화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생각과 의지가 제대로 발현되지 않는다. 즉, 정서와 합리성(또는 이성)이 별개의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 연결되었다는 것이 인지심리학자들의 주장이다.
 
 

<정서 전염>

사람의 감정은 전염된다는 특성이 있다. 특히, 부정적인 감정의 경우 그 전염성이 강하다.  감성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의 저자인 다니엘 골맨(Daniel Goleman)은 ‘인간은 자신의 감정적인 상태를 다른 사람과 나누고자 하는 본성을 지니고 있다’며 감정의 전염(emotion contagion)에 대하여 언급하였다. 감정의 전염이란 다른 사람의 얼굴 표정, 말투, 목소리, 자세 등을 무의식적으로 모방하고 자신과 일치시키면서 감정적으로 동화되는 경향을 의미한다.


직장인들의 스트레스에 대한 잡코리아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스트레스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 응답자가 91.4%나 되었다. 또한,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자신의 감정상태가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직장인이 31%나 되었다고 한다. 꽤 많은 직장인들이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 분노, 불안, 좌절, 권태 등의 부정적인 감정들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직장인들이 느끼는 스트레스 등 부정적인 감정이 조직 내에서 퍼지면서 조직의 분위기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감정의 전염성을 감안하면 감정을 개인의 문제라고 여기기보다 조직 차원에서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 


시갈 바세이드(Sigal Barsade) 교수는 구성원들은 감정 유발자로서 자신의 감정을 타인에게 퍼뜨리고 타인의 감정에 영향을 받는다고 하였다. 존 카시오포(John Cacioppo) 교수는 부정적인 감정은 긍정적인 감정보다 인간의 생존 본능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감정 표출도 더 크게 나타나고, 주위 사람들도 자신의 생존 위협을 감지하며 부정적 감정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특히, 구성원들은 리더의 감정상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미국의 한 연구팀은 리더의 감정상태에 따라 팀의 구성원이 동조화되는 경향이 크며 긍정적인 감정상태의 리더와 일한 팀이 부정적인 감정상태의 팀에 비해 더 협력이 잘되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조직에서 긍정적 문화 형성을 위해서는 부정적 감정의 전염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특히,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사업 실적에 대한 압박이 큰 상황에서 직원들의 사기를 증진시키려면 부정적인 감정의 근원지를 찾아내고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리더가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적절하게 표현하는 능력과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조직에서 감정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고, 일터에서 감정적 기류나 갈등을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감지 및 대비하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 하니웰이나 보잉 등 글로벌 기업이나 펜실베이니아 대학 등에서는 중간관리자나 리더를 대상으로 감성 역량 개발 코스를 진행하고 있다.


물론, 조직 구성원들 개개인의 감정이 부정적으로 형성되고 확산되는 것도 막아야 한다. 조직은 구성원들이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모니터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자신을 돌아보고 내면을 살펴봄으로써 일터와 업무로부터 형성된 부정적인 감정을 순화시킬 필요가 있다. 구글은 내면검색 프로그램(7주 프로그램, 연간 4회 개설)을 운영하여 직원들의 정서함양에 효과를 보고 있다.


조직 내부의 감정 확산을 알리는 신호를 주의 깊게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병가나 결근율의 증가, 이직률 증가 현상 등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즉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조직원의 감정을 파악할 수 있는 설문 조사를 진행하거나 퇴사 인터뷰를 통하여 구성원이 조직을 떠나는 이유를 파악하고 조직 차원에서 모니터하고 대비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 


<정서와 번아웃>

최근 경영학 분야의 인사(HR)와 관련된 논문이나 학술지에서 많이 언급되는 단어 중 하나가 번아웃(직무소진)이다. 세계 보건기구에 따르면 번아웃은 높은 정서적 탈진, 높은 냉소적 태도, 낮은 개인적 성취감을 동시에 경험할 때로 정의할 수 있고 무기력증, 자기혐오, 직무 거부 등에 빠지는 증상을 보인다.


올해 3월 한 채용전문 기관(인크루트)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3명 중 2명은 업무 몰입 후 번아웃 증후군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된 이유는 업무에 대한 회의감과 워라밸 부족 그리고 성과보상 불만족이 꼽혔다. 직장인들이 무기력함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휴가 및 여행, 자기 계발 그리고 이직(18%)과 퇴사(14%)라는 응답도 나왔다.


번아웃의 심각성은 비단 직장에서 만의 문제가 아니라 오랫동안 딸을 간호하던 엄마가 번아웃으로 인하여 딸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사회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 수험생들과 부모님과의 갈등, 가장의 수입 감소, 직장에서 프로젝트 지연 등 감정 소진에 따른 번아웃이 증가하고 있다. 


리더들이 자신의 조직원들의 번아웃 상태를 감지할 수 있는 방법은 우선 이직이나 전직이 많아진다면 조직의 문제로 번아웃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이직으로 인한 직접적인 손실로는 채용과 교육 훈련 비용이 발생하며 간접적으로는 업무공백으로 인한 생산성 감소와 동료들의 사기 저하 또는 기업 노하우 유출로 인한 피해 그리고 기업 이미지 실추될 수 있다. 


요즘에는 채용 포탈(잡플래닛)에서 취업 준비생과 이직 희망자들이 주로 참여하는 채용 브랜드 가치 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회사의 규모가 작고 인지도가 낮은 회사의 경우, 번아웃 등 불미스러운 이유로 퇴직한 사람의 회사 분위기에 대한 부정적인 한마디로 역량이 뛰어난 인재들이 입사지원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마셜라크(Masalach)와 잭슨(Jackson)은 번아웃의 척도로 정서적 소진, 비인격화, 성취감 측정을 제안하였다. 정서적 소진 여부를 측정한 수 있는 것이 정서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이며, 정서라는 정보를 이성적으로 처리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현응(서울대 한국인적자원연구센터 연구원)에 따르면 정서지능과 정서적 소진은 유의미한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것을 확인하였다. 


1990년 피터 샐로비(Peter Salovey)와 존 메이어(John Mayer)가 EQ를 개념화한 이래 정서지능 개발에 대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학습 방법들이 소개되고 있으나 아직 인정받는 방법론은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이다. 미국의 취업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인 구글(Google)에서는 직원들의 정서 지능을 높이기 위하여 “내면검색”이라는 명상 관련 프로그램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 및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의 구글이라고 불리는 한국의 IT 회사 마이다스아이티는 하루 세끼 호텔 수준의 뷔페를 무료(1인당 단가 2만 원)로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연매출 1천억 원 수준의 창업자인 이형우 사장은 “임직원의 심신안정이 결국 본인과 회사의 성장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직원 복지에 힘을 쏟는다고 한다. 이형우 사장은 최근에 회사를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자신은 인재 발굴과 직원의 정서상태를 책임지는 CHO(Chief of Happiness Officer 최고행복경영자)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정서지능과 직원 채용>

정서지능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는 자기인식, 감정을 관리하는 자기조절과 개인적 목표를 이루기 위하여 노력하는 동기화와 같은 개인적 역량 그리고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공감과 타인 감정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대인관계 능력과 같은 사회적인 역량으로 구성된다. 


정서지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인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으며 자기인식은 감정인식, 자기평가(자신의 강점과 약점 이해) 그리고 자신의 평가에 기반한 자신감으로 나누어진다. 자신의 감정 인식에 능한 사람들은 자신의 강점을 이해하며 스트레스의 부정적 감정을 잘 알고 이성적으로 대응하여 돌발적인 언행을 삼가고 사회적인 성취를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자기 평가를 잘하면 스스로 비현실적인 기대를 하지 않으며 좌절감이 크지 않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회복탄력성이 높다.


정서지능이 높은 직원을 채용하기 위하여 이미 대기업과 공기업을 중심으로 정서지능 검사 또는 인적성 검사 등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신입사원이나 경력자를 채용할 경우에는 최종 선발단계에서 실행하고 주요 경영진을 선정할 때도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업의 S급 인재에 대해서는 주기적인 정서지능 진단을 통해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는 관리가 필요하다.


기업의 채용 현장(특히, 면접 단계)에서는 Big 5 성격검사 등 다양한 인적성(또는 정서지능) 검사 합격자에 대하여는 결과를 참고만 할 뿐 지원자별 차이를 합격 여부에 크게 반영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요즘은, 지원자의 정서상태를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인공지능 AI(온라인 동영상 지원) 면접이나 전문 면접관을 통하여 정서지능이 높은 직원 채용을 늘리는 추세이다. 특히, 지원자의 정서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구조화된 질문과 심층 질문을 통하여 정서지능이 높은 직원 채용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한편, 정서지능이 높은 지원자를 채용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인지적인 능력은 뛰어나지만 정서가 아주 메마르고 상대방을 공감하는 능력인 감성이 매우 부족한 폭탄 같은 지원자를 걸러내는 것도 중요하다. 폭탄직원(또는 썩은 사과 또는 또라이)은 업무성과는 좋을 수도 있지만, 심하게 이기적이거나, 약자를 괴롭히거나, 자기 의견만 내세우거나, 예의가 없는 사람이다. 특히, 동료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 동료들의 생산성을 떨어 트리거나 병가를 내게 하거나 심하게는 퇴사를 하게 만들어 부서나 조직을 오염시킨다.


미국의 포래스(Christine Porath) 교수에 따라면, 폭탄 잠재력이 있는 지원자를 걸러 내기 위해서 채용과정 중에 후보자의 공손함(civility)의 흔적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즉, 과거 갈등이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어떻게 처신했는지 등 평판조회를 통하여 확인하고 동료들과의 협업이나 팀원들을 관리한 사례 등을 면접에서 확인해야 한다. 


실제로 필자가 면접 현장에서 사용하는 지원자의 감성 관련한 면접 질문은 다음과 같다.

-      어린 시절에 가장 기분 좋은 기억이나 나쁜 기억이 무엇인지? 

-      최근의 감정상태(행복도)는 10점 만점에 몇 점인가? 그 이유는?

-      최근에 또는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인가?

-      자신의 감정 상태를 파악하기 위하여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      최근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기 위하여 노력한 경험은?

-      과거에 열등감을 느꼈으나 극복한 사례가 있는지?

-      협업하기 어려웠던 동료는 어떤 유형이고 어떤 감정을 느꼈으며 어떻게 대응하였는지?

-      스스로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몰입한 경험이나 최근에 가장 크게 배운 것은 무엇인지?


<정서와 긍정심리학>


조직의 정서적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하여 글로벌 기업과 다국적 기업에서 관심을 갖고 도입하는 분야가 긍정심리학이다. 행복경영 등 조직마다 다양한 이름으로 활용하고 있으나 넓게 보면 긍정심리학이 추구하는 것과 비슷하다. 긍정심리학에서 정서는 개인이 어떤 일을 경험하거나 추구하는 목표와 관련된 사건에 대한 의식적. 무의식적 평가에 의해 유발된다. 정서(emotion)는 감정, 감각, 생각, 행동으로 구성된다.


감정(feeling)은 기쁨 쾌락 만족 희망 사랑 혐오감 공포 분노 불안 불쾌감 증오심 등이며 감각(sense)은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이 있다. 생각(think)은 유연하고 개방적인 생각으로 기쁨을 느끼는 것과 경직된 생각으로 위축되거나 슬픔을 느끼는 것 등이 있다. 행동(action)에는 불안과 공포를 느낄 때 나타나는 도피 행동, 분노와 혐오를 느낄 때 나타나는 공격이나 회피행동, 사랑과 수용을 느낄 때 나타나는 애착과 보호 행동 등이 있다. 정서는 감정이나 감각에 국한되지 않고 생각과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만큼 정서는 삶을 행복하게도, 불행하게도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다. 


정서는 긍정정서와 부정정서로 구분된다. 긍정정서는 과거(만족, 감사, 용서 등), 현재(즐거운 쾌락, 몰입 등), 미래(신뢰, 자신감, 낙관성 등)의 긍정정서로 구분한다. 긍정정서와 부정정서는 반대 개념이 아니다. 공포 비애 분노 같은 부정정서는 외부 위협에 대한 1차 방어선으로 우리에게 전투 자세를 취하게 한다. 진화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연 선택은 부정정서가 발달하는 쪽을 택했을 것이다. 긍정심리학은 불필요한 부정정서를 줄이려는 것이지 완전히 없애려는 것은 아니다. 부정정서가 적절한 수준에서는 적응적인 기능을 하기 때문에 부정정서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


긍정심리학의 중요한 연구 가운데 하나가 뒤셴 미소다. 1958~60년 미국 밀스대 졸업생 141명 조사 결과 진짜 웃음(뒤셴 미소)을 짓는 여성이 행복한 가정생활을 영위할 가능성 높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1952년 메이저리거 중 2009년 사망한 150명에 대한 수명 조사 결과, 긍정정서가 높은 사람은 부정정서가 높은 사람보다 평균 8년 더 살았다는 것도 밝혔다.


긍정정서의 황금비율을 확인하기 위하여 로사다(Marcial Losada)와 프레드릭슨(Barbara Fredrickson)은 기업을 방문하여 회의에서 주고받는 단어를 모두 기록하여 다음과 같이 3가지로 분류하였다. 

1. 긍정적인 단어 vs. 부정적인 단어 

2. 타인 중심적 단어 vs. 자기중심적 단어 

3. 탐구와 질문 vs. 변호와 관점 옹호 발언


60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긍정적 단어 vs. 부정적 단어의 비율이 3대 1보다 높은 기업은 성장하는 중이고, 비율이 3대 1인 경우 현상유지, 3대 1 이하인 기업은 쇠퇴하고 있었다. 기업의 긍정정서 황금률은 3:1이며 이를 칠레 출신의 수학자 마셜 로사다의 이름을 따서 로사다 비율이라고 한다. 


국내에 긍정심리학을 도입한 우문식 교수는 긍정심리학의 핵심 요소 중 긍정정서와 성격 강점이 조직성과에 의미 있는 정(+)의 효과를 미친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즉, 긍정정서와 성격강점을 독립변수로 채택하고 조직시민행동을 중재변수로, 조직몰입과 직무만족을 조직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종속변수로 채택했다. 긍정심리학에서 제시하는 긍정정서와 성격강점이 조직성과 향상에 기여하는 변수들인 조직몰입, 직무만족 및 조직시민 행동을 증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임을 확인하였다.


조직 시민 행동(organizational citizenship behavior)은 조직 구성원 스스로가 조직을 위해 행하는 자발적인 행동이다. 조직 시민 행동은 자유재량적이며 추가적으로 업무를 할당받고, 자발적으로 구성원들을 돕고, 조직 발전과 관련된 분야의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조직을 발전시키거나 조직을 방어하는 등의 행동이 포함된다.

작가의 이전글 핵폭탄급 임원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