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초월적이고 변화에 대한 개방성 선호하는 가치관
기업이나 조직에서는 기업의 문화나 조직의 인재상에 걸맞은 가치관을 가진 인재를 선호할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구성원이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서울대 행복연구센터를 맡고 심리학자 CEO는 초월적 가치와 개방성에 가치를 둔 직원을 선호한다고 한다.
즉, 기업의 ESG 경영, 공동체 의식, 인류의 평화, 자연과의 조화, 의미 있는 삶 등에 관심이 많고 희망찬 미래를 꿈꾸며 호기심을 가지고 창의성을 실천하는 직원이라면 더 좋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누구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가치관”에 대하여 좀 더 알아보자.
기업의 채용 면접 현장에서 한 팀(1명~5명)의 지원자에 대한 면접이 끝나면 면접관들이 간단하게 소감을 나누곤 한다. 특히, 탁월하게 매력적인 지원자가 있거나 또는 조직에 막대한 손해를 끼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지원자를 만났을 경우이다. 그러한 특이한 지원자에 대한 면접관들(2~5명)의 의견 일치도는 (면접관 직업 10여 년 경험상) 80% 정도로 높은 편이다.
문제는 느낌상 우수한 지원자인 것 같은데 무언가 거짓말을 하는 듯하거나 또는 독선적이어서 조직과 융화가 잘 안 될 것 같은 경우는 고민이 크다. 그래서, 탁월한 면접관은 필살기 같은 질문을 통하여 지원자를 프로파일링*한다. (*프로파일링 : 특정인의 특징을 분석하여 미래의 행동을 예측하는 기법)
요즘, 공공기관의 채용 면접 전형의 평가방식은 직무능력 중심의 구조화된 면접*인 경험면접(Behavioral Event Interview) 방식으로 진행된다. 과거의 행동 사건과 성과를 기반으로 지원자의 역량과 미래 성과를 예측하여 선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사전에 준비된 질문지를 참고하여 질의응답을 통해 개인의 성격, 태도, 동기, 가치 등의 특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구조화된 면접 : 사전에 평가기준에 대한 정의 및 행동 수준 등을 정하고 질문을 개발하여 모든 지원자들에게 동일한 질문과 평가기준, 절차를 적용하여 평가)
현실적으로, 면접 시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면접관은 평소에 두 가지를 준비해야 한다. 우선, 자신만의 질문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기관에서 제공하는 면접 질문은 다소 장황하거나 어색한 문장인 경우가 있어서, (중요한 순간에는) 의심이 가는 지원자의 성격, 정서, 동기, 가치관 등을 파악할 수 있는 필살기 질문을 준비한다.
그리고, (평소 준비한 질문 유형만 외워서 기계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아니고) 그 질문으로 파악할 수 있는 인간의 특성에 대한 심리적인 이론을 학습하여 충분히 이해를 해야 한다. 그래야,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적합한 질문을 통하여 지원자를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가치관”이라는 단어는 흔하게 사용하고 자주 듣는 말이라서 누구라도 그 의미를 말할 수 있겠지만, 사전상의 정확한 뜻을 살펴보면, "가치관"은 인간이 자기를 포함한 세계나 그 속의 사물과 현상에 대하여 가지는 평가의 근본적 태도이다. 쉽게 변하지 않으며 행동의 근간이 된다. 사람이 어떠한 문제나 상황을 마주할 때 가치관은 그 문제나 상황들을 대처할 때 작용될 수 있는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지원자가 어떤 가치를 선호하느냐에 따라서 그들의 가치관을 짐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평소 몸이 불편한 친구나 사회적 약자들에 관심이 많고 그들을 돕기 위해 봉사활동도 많이 하고 있다면, 그는 박애(benevolence)나 보편(universalism)이라는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파악된다.
개인의 “가치”나 “가치관”으로 가장 유명한 학자는 샬롬 슈와츠(S.Schwartz)라는 심리학자이며, 보편적 가치 이론(Theory of Human Values)이라는 개념을 정리했다.
우리가 지원자의 가치관을 정확하게 알아야 하는 이유는 가치는 행동에 동기를 부여하고 삶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인의 가치의 중요도에 따라 우선순위가 정해지고 상대적 중요도에 따라 모든 행동의 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에 중요하다.
슈와츠는 인간의 가치를 10가지 유형(category)과 57개의 가치 항목으로 분류하였다. 위 그림에서 보면 비슷한 가치들은 서로 인접해 있고, 거리가 멀수록 서로 상충되는 가치들이다.
X 축의 좌측은 개인적인 가치이고 우측은 사회적인 가치이며, Y축의 위쪽은 성장과 관련된 가치이며 아래쪽은 유지나 보존과 관련된 가치이다. 그래프의 사분면에 따라 우측 상단에 자기 초월(Self Transcendence)과 맞은편에는 자아증진(Self Enhancement)이 위치하고 좌측 상단에는 개방성(Openness)과 맞은편에는 보수성(Conservation)이 자리 잡고 있다.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어나 개념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고 (필자 기준으로) 다소 생소한 단어에 대하여 정리해 보자.
10개의 유형 중에는 Universalism(보편주의)이라는 단어가 조금 생소하다. 보편주의는 개인주의에 대립되는 말로 전체를 개인 위에 두고 개인은 전체에 의존함으로써만 존재와 의의를 지닌다고 본다. 세부가치 항목으로는 환경보호, 평등, 세계 평화, 자연과의 조화, 아름다운 세계, 사회정의, 관대함, 지혜 등이다.
피면접자의 가치관을 알아보는 질문 중에는 사회생활하면서 본인이 주도적으로 선택한 결정에 대하여 질문을 할 수 있다. 즉, 어떠한 것을 선택했다는 것은 그 선택지를 제외한 다른 것은 거부했다는 것이다. 인간은 하나의 가치를 선택하고, 나머지 가치들을 거부하면서 스스로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했다. 즉,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가 그 사람의 가치관이 된다고 "신경 끄기의 기술"의 저자 마크 맨슨은 주장한다.
끝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의 2022년 한국인의 의식 및 가치관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반적인 행복도를 묻는 질문에 행복하다 65.0% 행복하지 않다 4.6%로 나타났고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묻는 질문에는 건강 39.5% 행복한 가정 21.0% 경제적 풍요 18.4% 개인 능력개발 7.3% 순서를 보여주고 있다.
정부에서 국민의 가치관과 의식을 조사하는 이유는 사회 구성원들이 각자의 가치관을 토대로 의견. 소통과 여론을 형성하기 때문에 정치와 정부 정책 방향 결정에 있어서 국민의 가치관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자신과 가족 그리고 가까운 지인들의 가치관에도 관심을 갖고 대화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