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모 공기업 직원 채용을 위한 입사지원서 심사를 위해 전문가 4인이 한 팀이 되어 평가를 하게 되었다. 네 사람이 3일 동안이나 함께 지내다 보니 짬짬이 수다들이 오갔다. 그중에는 폭탄 직원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어느 공기업의 대표가 작년 여름에 폭탄 같은 직원 때문에 사퇴를 했다고 하였다. 한 직원이 기관장으로부터 받은 스트레스 때문에 생명에 위협을 느낀다고 상위 부처에 진정을 했고 결국은 최고 책임자가 사퇴하기까지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 기관장이 평소 강한 추진력으로 직원들을 거칠게 다루고 다소 과중한 업무를 강요했다고는 한다.
이런 경우 누가 진짜 폭탄이었을까? 처음에는 폭탄 같은 직원 때문에 사장이 희생되었을 것이라고 짐작을 하였지만 어쩌면 그 사장이 폭탄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M. 쿠지 & E. 홀로웨이에는 폭탄 같은 사람들의 행동 특성을 통계적으로 검토한 결과 상대방을 창피주기, 적대적으로 행동하기, 업무 방해하기 세 항목으로 나누었다. 그들이 관심을 가진 폭탄의 주요 행동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다른 사람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다. - 비꼬는 말투를 한다. - 공공연하게 남을 비난한다. - 다른 사람의 의견을 신뢰하지 않는다. -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은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 - 남의 실수를 지적한다. - 조직 구성원의 행동을 감시하듯 지켜본다. - 권력을 이용해 남에게 처벌을 내린다. - 자신의 활동영역을 보호한다.
여러 항목 중 뒷부분은 주로 관리자(리더)급에 해당되는 행동들이다. 즉, 우리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폭탄 같은 직원이 아니고 폭탄 같은 매니저, 임원, 사장 또는 리더일지도 모른다.
엊그제(1/22)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의 국가원수급인 줄리 파예트 총독이 사퇴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작년 여름부터 파예트 총독의 직장 내 괴롭힘이 수면 위로 오르기 시작했고, 직원들을 상대로 폭언과 가학적 언행을 반복해 집무실내 업무환경이 극도로 열악하다는 내부 폭로가 이어졌다. 총독은 직원들에게 고함을 지르거나 "쓰레기"라며 서류를 집어던지며 직원들에게 모욕을 주어 직원들이 사직서를 내기도 했다. 그 이후 정부에서 조사위원회를 꾸려 전. 현직 직원들에 대한 면담 등을 통하여 보고서를 완성하였고 총리(쥐스탱 트뤼)가 결론을 확인하고 총독에게 사퇴를 요구하였다.
파예트 총독은 캐나다의 우주 비행사이자 컴퓨터 과학자 출신으로 2017년부터 총독으로 발탁되어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 캐나다에서 질병, 사망 등으로 총독 자리를 중도 사퇴한 경우는 있었으나 이번과 같은 논란으로 사퇴한 경우는 처음이라고 한다. 코로나 팬더믹으로 불안하고 우울한 캐나다 국민들에게 결코 기분 좋은 뉴스는 아닐 것이다. 폭탄 같은 직원이나 리더를 피해야 하는 이유는 전 세계 어느 곳(조직)에서든 차고도 넘친다.
우리 조직(회사)의 목표 달성을 위해 전략을 세우고 조직의 가치체계에 입각해서 명확하게 행동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최고 경영자나 리더급 인물들의 폭탄 같은 행동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결국은 인간의 리더십, 인성, 가치관, 인생철학, 가정과 학교 교육 그리고 조직문화 등이 중요하다. 썩은 사과, 폭탄, 또라이 같은 사람들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