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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혼자 밥 먹는 이유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

by 집으로출근

학창 시절, 가장 후회가 되는 것이 있다면
나 자신, 나의 본모습을
좀 더 일찍 발견하고 인정하지 못한 것이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학창 시절의 나는
활달하고 외향적인 성격에 대한
동경이 있었고,
그래서 그렇지 않은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며 지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렇게 노력하면 할수록
좌절감, 공허함, 실망감, 외로움 같은
감정들이 나를 괴롭혔다.
아마도 몸에 맞지 않는 옷을 계속 입고자 했던
나의 욕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나의 삶이 편안해지기 시작한 것은,
내가 내향적인 사람임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부터였다.

어느 순간부터
굳이 남들이 판단하게 될 나의 모습에
신경 쓰지 않게 되었다.

나 자신 그 자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내가 좋아하는 것, 나에게 소중한 것들에
집중하게 되었다.

여전히 새로운 사람 또는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 나누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고 피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사람마다 에너지를 소비하고 축적하는
방법이 다 다르겠지만
나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에너지를 소비하고
혼자만의 시간에 에너지를 충전한다.

사회생활을 하고 엄마가 되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래서 특별히 점심 약속이 없는 날이면
혼자 밥을 먹는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특히 오피스가에서)
혼자 밥 먹기란 큰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어폰과 책 한 권만 있으면
나만의 세상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많이 먹지 않아도 배부르다.
마음속이 꽉 채워져서 그런가 보다.

학창 시절
조금만 더 일찍 이러한 것들을 깨달았다면​
그 시절 나는 좀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괜찮다.
지금의 내가 행복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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