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의 마름모

<다화사> 에디터 치노의 문화콘텐츠 갖고 놀기

by 사소한

2021년 9월 26일 앙겔라 독일 총리가 사임 발표를 했습니다. 독일 최초의 여성, 동독 출신, 최장기간 총리 등 수많은 기록을 세운 메르켈 총리는 역사상 최초의 자발적 사임을 한 총리이기도 합니다. 이 메르켈 총리를 상징하는 자세가 있죠. 바로 메르켈의 마름모(Die Merkel-Raute)입니다.


메르켈의 마름모는 엄지손가락과 검지 손가락 사이를 벌리고 양 손가락을 모은 상태로 배 위치에 가지런히 모은 모습을 일컫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과거 "팔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손을 모으고 있다"라고 하였으나 시간이 흐르며 메르켈이 오랜 기간 국민의 신임을 받아 높은 정치적 지지도를 얻고 리더십을 인정받기 시작하자 사람들을 이를 “국민을 다이아몬드처럼 귀하게 여기려는 마음가짐이 드러나는 것”, “그의 겸손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자세” 등 긍정적인 반응을 자아냈습니다.





메르켈의 마름모

이 포즈는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직접 시도해본다면 상당히 어색하고 불안정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메르켈 총리가 의도한 제스처이든 아니든 해당 바디 랭귀지로써 이미지를 상승시키는 데는 대단한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많은 독일 정치인들이 이 포즈를 따라 취한다고 합니다.


사람의 인성이나 리더십이 먼저 인식되고 제스처가 뒤 따라 높은 평가를 받았을 수도 있고 제스처가 먼저 고 평가를 받은 뒤 리더십이 따라왔을 수도 있습니다. 아마 메르켈이 했기에 해당 제스처가 크게 화자 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손을 배에 모으는 자세는 어떻게 겸손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대부분의 정치인의 제스처라고 할 때 상기되는 이미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한쪽 손가락을 들거나, 엄지와 검지를 맞댄 상태로 자신의 주장을 하는 모습이 떠오르기 마련이죠. 이는 당당해 보이고 자신감 있어 보이며 보편적으로 정치인으로서 필요한 덕목들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이 들게끔 합니다.



그림2.jpg 정치인의 보편적인 제스처 중 한 모습



반대로 메르켈의 마름모는 어떠한가요? 이에 비해 소극적으로 보일 수도 있으며 당당하지 못하는 것처럼 비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하여금 메르켈의 자세는 사람들의 호감을 산 것이며 정치적인 힘을 얻게 되었을까요?


저는 정치에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녀의 행보와 관련하여 상당한 시너지를 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메르켈은 행동하기보다 상황을 판단하고 주시하는데 비교적 많은 시간을 보내고 감정적이기보다 이성적인 논리를 바탕을 둔 언행을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론 이러한 모습에 답답함을 느낀 국민이 우유부단하다며 비판을 하기도 하였지만 동시에 국민의 의견을 수렴할 줄 알고, 실용적인 접근을 한다는 칭송을 받기도 하였죠. 이러한 모습에 마름모 포즈는 소극적인 모습으로 비치는 것이 아니라 내실을 잘 다지고 있으며 의견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있고 언제든 자국 우호적이고 국민을 생각하는 정책을 내세울 것이라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는 것입니다.




오버워치의 젠야타의 기술 파괴의 구술


그림4.jpg 드래곤볼의 기공포


매체에서 다루어지는 이 마름모 모양은 어떤 정형화된 모습을 보일까요? ‘드래곤볼’의 기공포나 ‘오버워치’의 캐릭터 ‘젠야타’가 사용하는 ‘파괴의 구슬’ 기술은 모두 손을 마름모 모양으로 모아서 발사체를 쏘는 모션으로 사용됩니다. 메르켈의 마름모와는 다르게 손바닥을 바깥쪽으로 발산하는 제스처이며 안으로부터 밖으로 나가는 듯한 모습이 형상화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모습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이 메르켈의 마름모가 ‘수용적’이고 ‘겸손’등 받아들임의 자세로 비치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몸과 문화콘텐츠, 재미있지 않나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자작시 <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