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화사> 에디터 치노의 문화콘텐츠 갖고 놀기
얼마 전 개봉한 영화 <듄>에서 충격적 비주얼로 등장하는 블라디미르 하코넨의 모습은 강렬하고도 인상 깊었습니다. 주인공인 폴이 속해있는 아트레이디스 가문의 적대 가문인 하코넨 가문의 수장인 블라디미르 하코넨 남작은 엄청난 몸무게로 인해 중력 제어 장치를 통해 부유해서 다니며 그 웅장함을 자랑합니다.
<듄>(1984)에서는 블라디미르 하코넨이 붉은 머리카락으로 묘사되는데 <듄>(2021)에서는 블라디미르 하코넨을 비롯하여 하코넨 가문의 모든 일족과 병사들까지 모두 대머리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감독이 의도가 분명해 보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 감독은 이토록 대머리를 강조하였을까요? 1만 년이 지난 미래에도 탈모는 불치임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요? 한번 파고 들어가보겠습니다.
대머리는 전통적으로 지배적이고 남성적인 모습을 상징해왔습니다. 붉은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는 것보다 머리카락이 없는 모습이 무자비하고 잔인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하코넨 가문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시각화합니다. 가령 예를 들어, 고대 이집트 왕족의 모습을 보면 대머리인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 또한 유사한 이유로 압도적인 지배성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특히 블라디미르 하코넨뿐만 아니라 모든 병사들이 대머리인 상태로 전장에 모습을 나타낼 때는 상당히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묘사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오크족과 궤를 같이한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는 현실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인데, 영국의 스킨헤드 문화나 러시아의 스킨헤드 문화를 보더라도 이들은 반항심, 적대심, 위협성, 우월성, 지배성 등을 강조하기 위해 머리를 밀죠.
또한 하코넨 가문의 모든 이들은 피부색이 매우 창백한데 이 또한 대머리의 모습일 때 더욱 창백하고 비인간적인 하코넨 가문의 특성을 두드러지게 나타낼 수 있습니다. 마치 에일리언 같은 외계 종족처럼 감정이 메마른 채 잔혹성만 남은 모습을 보여주기에 대머리는 훌륭한 선택일 것입니다.
알고 보면 더 재밌는 대머리와 관련된 콘텐츠였습니다. (대머리가 재밌다는건 절대 아닙니다)
Illustration by @hearA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