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나는 사랑을 주었다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그저 그 자리에 놓아두듯이
그늘에 물을 주듯
상처에 입 맞추듯
말 못 하는 눈을 바라보며
작은 숨결에 귀 기울이며
어느 날 문득 알게 되었다
내가 사랑을 준 모든 것들은
내 사랑이 필요로 했다는 것을
길가의 고양이도
창가에 피어난 이름 모를 들꽃도
다 말하지 못했지만
내 사랑을 받아들였다
사람도 그러했다
아무 말 없이 등을 돌렸던 그도
내 사랑을 흘려듣던 그녀도
결국은 내 마음 한쪽에
작은 불빛으로 남아 있었다
사랑은 선택이 아니었다
이끌림도 아니었다
그저, 내가 그리워한 어떤 세계를
내가 먼저 건네는 방식이었다
그 세계에서
나는 이해받고 싶었다
그러나 더 먼저
이해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준다
받을 줄 모르는 이들에게조차
그들이 필요로 한다는 걸
이미 알고 있으므로
그리고 아주 오래 후에야
사랑이란
누가 주었고 누가 받았는지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무언가였다는 걸
조용히 알게 되었다
시를 쓰며)
사랑은 늘 조금 늦게 알게 된다.
누군가를 향한 마음이, 사실은 내 안의 빈자리를 알아챈 순간이었다는 것을
나는 사랑을 줄 때마다
그것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가고 있다고 믿었다.
그 사람이 그것을 알아채든 못 알아채든.
내가 사랑을 건넨 이유는
내 안에 넘치는 것이 있어서가 아니라
세상이 너무 조용해서였다.
누군가 먼저 말을 걸어주기를, 따뜻한 손을 내밀어주기를 바라며
가만히 기다리고 있는 눈동자들을 나는 자주 본다.
그래서 지금도,
나는 사랑을 준다.
때로는 모른 척하는 사람에게,
때로는 다신 보지 못할 사람에게,
때로는 내가 미워했던 사람에게조차.
어떤 마음은
설명할 수 없어서 더 진짜다.
어떤 사랑은
되돌아오지 않아서 더 아름답다.
나는 그 진짜와 아름다움을
오늘도 조용히 흘려보낸다.
부디, 당신이 주는 모든 것들도
작은 떨림이 되어,
누군가의 마음 깊은 곳에서 오래 머무를 수 있기를.
� 이 시를 읽은 당신에게도, 혹시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건 아직 마음속에서 살아 있는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