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헌법 1조 2항 &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민주주의
민주주의는 완벽하지 않다. 쉽게 방심한다. 위정자들에 의해 오염될 수 있다. 견고하다고 생각하는 성벽 안에서 무너진다. 광장 민주주의가 중요한 이유다.
최악의 악은 ‘반성하지 않는 악’이다. 거짓 선동으로 호도하고 잘못을 정당화하며 궤변을 늘어놓는 권력이다. 그들은 이념을 무기로 갈라치고 이익을 편취한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국민에게서 나온다. 민주주의 수난 시대다. 을사년의 새해가 가볍지 않다.
#대한민국 헌법 1조 2항
대한민국 헌법 1조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한다. 주권의 원천이 국민이며, 모든 권력은 국민의 동의와 참여를 기반으로 형성되는 것을 말한다. 이 원칙은 대통령과 국회의원, 법관 등 공직자들이 국민의 대리자임을 상기시키는 핵심 내용으로 해석된다.
작년 연말은 모두에게 힘든 시간이었다.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179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탑승객 대부분이 광주·전남 지역민이라 안타까움은 더 컸다. 12·3 내란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렸다.
‘계엄’의 뿌리는 일본이다. 메이지 시절인 1882년 프랑스의 국가긴급권을 본떠서 계엄령을 제정했다. 우리나라 헌법에는 1948년 제정된 제헌헌법에 규정되어 있다.
‘계엄’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으로 시작한다. 국가와 국민을 지켜야 할 군대가 총부리를 국민에게 겨누면서 하는 망언이다. 언어도단이자 비루함의 끝판왕이다.
12·3 내란은 전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회자될 나쁜 사례를 남겼다. 내란을 막아낸 것은 국민과 국회였다. 12월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은 ‘국민의 힘’ 의원들의 불참으로 무산됐다. 역사의 치욕이다. 거센 민심은 14일 재표결을 이끌었고, 여야 300명의 의원 중 찬성 204표와 반대 85표로 가결되며 윤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되었다.
#오월 정신과 작가 한강
12·3 내란 사태에 빛을 밝힌 건 오월 광주 정신이다. 대동 세상은 다시 거리에 나선 시민들을 위한 자원봉사와 선결제로 되살아났다. 힘이 되는 소식도 있었다. 광주 출신 작가 한강은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고 김대중 대통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이후로 한국인으로서는 두 번째 노벨상 수상이다. 오월의 아픔을 담은 ‘소년이 온다’는 전 세계에 광주의 아픔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정치가 잘못된 선택을 하면 ‘광장 민주주의’가 꽃을 피운다. 다시 ‘국민’이 나선다.
“국민 여러분은 스스로 역사의 빛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과 전 세계는 5·18의 주먹밥이 12·3의 선결제로 이어지고, 2016년 촛불혁명이 2024년 빛의 혁명으로 승화한 모습을 보았습니다. ‘소중한 것을 지키려 들고 나온 내게 가장 소중한 빛’은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는 빛이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빛이었습니다. 평화와 사랑과 연대의 빛, 민주주의를 지키는 빛이었습니다.” 지난 12월 31일 국회 운영위원회가 ‘12·3 윤석열 비상계엄을 해제한 대한민국 국민께 드리는 감사문’ 전문의 일부다.
#촛불과 응원봉
12·3 내란 이후 광장을 메운 형형색색의 응원봉은 2016년 촛불에서 진화했다. 깃발의 구호도, 합창한 노래도, 응원봉의 종류도 달랐지만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은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다. 노래도 다양하다. 지드래곤의 ‘삐딱하게’,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와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 안치환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가 어우러진다.
연대는 물길을 낸다. 강물이 되어 바다로 흐른다. 외신은 12·3 내란 이후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 탄력성에 주목한다. 민주주의의 흥망성쇠는 역사가 말해준다. 우리는 독재와 쿠데타 세력을 몰아내고 헌정질서를 바로 세운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진 민족이다. 이번에도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네루다
칠레의 민중 시인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파블로 네루다는 “꽃을 모두 꺾을 수는 있을지언정 봄이 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라고 했다. 광장의 외침이 울림으로 다가오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