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빈부격차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
지난 1월 30일 질병관리청의 ‘202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가 나왔다. ‘운동 빈부격차’가 심해졌다는 내용이 가장 크게 다가온다. 큰돈이 들지 않는 걷기 운동과 근력운동도 고소득층의 참여가 더 많다는 결과다.
소득이 높을수록 신체활동을 활발하게 한다는 사실은 건강 불평등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인간이 문명을 만든 이유는 약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건강에 관한 기본권마저 빈부격차가 심해지는 현실은 대한민국의 우울한 그림자를 짙게 만든다.
#걷기 운동 현황
성인 중에서 일주일 동안 걷기를 하루 총 30분 이상, 주 5일 넘게 실천한 사람은 44.5%로 나타났다. 소득 수준별(5분위)로 분석하면, 소득이 최하위인 ‘하’ 그룹에선 걷기 실천율이 39.1%로 가장 낮았고, 최상위인 ‘상’에선 49.2%로 10% 넘게 차이가 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 수준의 소득 그룹에서는 ‘중상’이 45.3%, 중하 44.6%, 중은 43.8% 등의 순서로 걷기 운동 실천이 높았다.
2014년 소득 수준별 걷기 실천율과 비교 하면 격차는 더 크게 벌어졌다. 2014년 소득 수준별 걷기 실천율은 상 43.7%, 하 41.7% 격차가 2%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2023년 연구에서는 10%로 다섯 배나 벌어졌다.
#근력 운동 현황
일주일간 팔굽혀 펴기, 윗몸 일으키기, 아령, 철봉 등 근력운동 현황도 차이를 보였다. 한 주에 2일 이상 진행한 ‘근력 활동 실천율’은 전체 27.3%였다. 최상위 그룹은 32.8% 인데 반해, ‘하’ 해당하는 그룹은 21.4%로 고소득층이 11.4% 높게 나타났다. 소득 수준에 따른 근력 운동 차이도 2014년 5.2%에서 두 배 가까이 커졌다.
#시사점
‘운동 빈부격차’는 평균수명에도 영향을 준다. 대한의학회지에 실린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예방 의학교실 윤석준 교수 연구팀의 보고서는 2020년 기준 한국인의 건강수명(기대수명에서 질병·장애를 가진 기간 제외 수명)을 소득 수준별 5분위로 분류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소득층이 74.88살, 저소득층이 66.22살로 고소득층의 건강수명이 8.66년이나 길게 나타났다. 전체 건강수명은 평균 71.82살이다.
연구팀은 저소득층의 건강수명이 짧은 이유를 흡연과 고위험 음주, 신체활동 부족 등으로 밝혔다. 민주주의는 완벽하지 않다. 지속적인 관심과 정책으로 약자를 품는 노력을 해야 취약성을 극복할 수 있다. 운동 빈부격차 해소를 위한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