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의 인사/황수선화
차가운 눈을 가진 달이 무서웠습니다.
부끄럽지만 그랬습니다. 어린 시절 이야기입니다.
나를 바라보는 달을 바라보며 나는 서 있습니다.
어머니의 검지와 중지를 내 한 손으로 포개어 쥐며
길을 걷던 날이었습니다.
나는 조심스럽게 달이 두렵다고 말을 꺼냈습니다.
달이 계속 어머니와 나를 따라오고 있다고
저 달이 계속 우리를 쳐다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 시선은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서늘한 광채를 품고 있다고
손가락을 뿌리치고 어머니의 품 속으로,
내 한 몸 숨겼습니다. 달이 보지 못하도록
작았던 나의 등을 토닥이며 어머니는 말하셨습니다.
”저 달은 널 무섭게 하지 않아. 저 달은 네 친구야. “
너의 삶을 옆에서 지켜 바라봐주는 든든한 친구
힘들고 속상하고 슬픔이 몰려올 때
밤이 되면 눈을 맞출 수 있는 그런 친구
어머니와 같이 나의 시작을 바라봐준 친구
시간이 흘러 너의 곁에 내가 없어진다 해도
변함없이 너의 마지막을 지켜줄 친구
저 달을 무서워하지 말고 인사를 건네보라고
항상 너를 밝게 바라봐줄 것이라고
차가운 눈을 가진 달은 따뜻한 온기를 품었고
어머니의 품은 따뜻했으며
나의 작았던 등을 토닥이는
어머니의 손은 이제 곁에 없습니다.
저 달은 나를 바라보며
작은 인사를 건넵니다.
오래전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