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by 황수선화

푸른/황수선화




나의 손을 쥔 당신을 기억합니다.

그 순간은 기억 속에 푸른 싹을 트는데

힘을 빼니 손은 맥없이 떨어지는군요


푸른 싹에게는 추억이라는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이름 속에 너무 많은 것을 품고 있으니

뿌리를 깊게 내려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야겠습니다.


점점 내려오는 추억의 가지는 더욱 커지고

가지의 끝은 바늘같이 뾰족한데

뿌리의 종착지는 분명 나의 심장인 듯합니다.


찔리고 아파하고 눈물을 흘려보니

이제는 어떤 폭풍을 가진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고 굳건할 것 같습니다.


당신과의 시간은 품에 가두어 나가지 못하게 하고

추억이라는 두 글자가 우리의 모든 것을

의미하지 않기를 언제나 간절히 소원하였는데


푸른 잎은 힘 없이 휘청거리며 떨어지네요


당신이 좋아하는 시장길은 나 혼자 걷겠습니다.

초록내음이 가득한 뒷산의 냄새는 혼자 마주하겠습니다.

정겨운 시골집은 제가 가끔 가드리겠습니다.

비가 오더라도 더 이상 당신을 추억하지 않겠습니다.


나의 손을 쥔 당신은 말했습니다.

항상 나의 곁에 있겠다고 했습니다.

언제나


당신은 나의 추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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