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와 바다와 잠긴 그대/황수선화
구슬프게 우는 파도 소리가 들립니다.
나는 바다에 있습니다.
조개의 집은 물에 젖어가고 속은 텅 비어 있습니다.
모래길에 발자취를 남기면 파도는 흔적을 앗아가고
바닷속에 나의 몸을 맡기면 파도가 나를 앗아 갈까요
처연한 파도는 나를 감으며 애잔한 목소리를 냅니다.
바다는 속이 허물어졌기에 그 속을 채우고 싶다 합니다.
나로서 바다는 가득해질 수 있을까요
나는 바다에게 미안합니다.
공허한 속을 나의 삶 전부를 다 주어도 채워주지 못하기에
나는 그저 조금 커다란 조개껍데기와 다를 바가 없기에
구슬프게 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파도는 조용합니다.
나는 바다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