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황수선화
바다를 보러 갔습니다.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찬란하고 빛 나는 날에
초록빛이 만개합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흩어집니다.
소중한 것을 지키려는 듯
가슴을 내밀고 걷는 아빠
빛을 감싸쥐는 연인들
저마다의 행복을 안고
추억을 쌓는 이들이 보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저에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수 없이 밟혔을지 모를
축축한 바닥에 앉아
저 멀리 수평선을 바라봅니다.
어젯밤,
어두운 도화지 같던 하늘
그 중간에 박혀있던
아름다운 보석들을 뽑아
바다에 박아 놓은 듯
윤슬이 찬란하게 빛납니다.
누군가에겐
위로가 될지 모를 따스한 햇빛이 내려앉고,
아,
…
차마 아름답다고
생각이 들 뻔하였습니다
그것은 저에게 중요하지 않는데…
바닥에는
파도에 밀려 떠내려온 쓰레기들이 모여듭니다.
…
나는 그제서야 깨달았습니다.
남의 빛을 훔친 듯 보석을 품은 바다가,
그 겉모습 아래
구역질이 나다 못해
코가 쓰라릴 정도의
오래된 쓰레기들로
눌어붙어 있다는 것을요.
모순
바다는 모순입니다.
사람들은 바다입니다.
뺏고 빼앗기며
모은 보석들로 아름답게 치장하지만
나는 압니다.
그 속은 모순으로 가득하다고요
나를 봐주십시오
나는 어떻습니까?
내게도 보석이 있습니까?
있다면
제발
그 보석을
앗아가 주시지 말아 주십시오.
나도 한 번은
밝게,
빛나보고 싶습니다.
…. 아
모순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