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의 둥지/황수선화
어머니 왜 저를 버리셨나요.
당신의 품 안에서 자라고 싶었습니다.
간절한 온기가 그리웠습니다.
어머니가 없다는 이유로
온갖 멸시와 눈치를 견디며 자랐습니다.
끝없이 허기진 사랑이 무서웠습니다.
언제든 나를 떠날까 봐
내게 주는 그 사랑이 가식은 아닐까 두려웠습니다.
뻐꾸기는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고,
곧장 떠난다지요.
남의 품에서 태어나고, 남의 손길로 자라는 삶.
그 새는, 스스로를 그 품의 자식이라 믿었을까요.
그 새는, 눈앞의 이를, 부모로 여길 수 있었을까요.
아니면, 저처럼 눈칫밥을 먹으며
조용히 살아남는 법을 배웠을까요.
뻐꾸기는 자라면서
같은 둥지에 있는 형제들을,
밀어 떨어뜨린다고 합니다.
부모의 먹이를 독차지하기 위해서요.
저는 그 먹이를 ‘사랑’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어머니 저도 사랑을 먹고 자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누군가를 떨어뜨려 죽일 만큼 강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마음을 품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니 부디,
저를 자랑스러워해 주십시오 어머니.
이제 몸집이 다 자라 둥지를 떠날 때가 되었습니다.
그들을 떠나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그들은 저를 자식이라 불렀을까요.
그들이 건넨 것은 사랑이 맞았을까요.
혹시, 저를 원망하지는 않으셨을까요.
그 대답은,
날갯짓으로 떠나는 저의 뒷모습을 보며 내리시겠지요.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에겐 선택권이 없었습니다.
이것은 제 잘못이 아니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죄송합니다.
어쩌면 저는,
당신들의 마지막 자식이 되었을지 모를 누군가를
보내버렸습니다.
그저, 관심을 원했고
사랑을 원했을 뿐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제게는 선택권이 없었습니다.
어머니,
저를 두고 떠나셨을 때 당신의 마음은 어떠셨나요.
당신은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 계셨나요.
모른다면, 제게 오세요.
저의 자식으로 태어나 주세요.
저의 둥지 속에서
사랑이란 무엇인지
제가 당신께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저 멀리, 자식을 잃은 새의
절박한 비명소리가 들려옵니다.
당신도 그런 울음을 토해내셨을까요.
저는 뻐꾸기인 것이 부끄럽습니다.
아니요,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그것 또한, 사랑이었을까요.
저는 그렇게 믿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