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가”

by 황수선화

몽상가/황수선화


맑은 새벽에 별 빛 하나 보이지 않던 날,

이제는 희미해진 가로등 불 빛 아래 서서,


지난 나의 응어리를 말로 풀어봅니다.

새벽이 주는 차가운 숨과 함께,


꿈을 품고 삶을 살아가는 이는

너무나도 아름답습니다.


냉혹한 현실에 굴복하지 않는 용감함을 가질 수도,

빛을 잃어 어둠이 일렁이는 곳에 희망을 보여줄 수도,


희망은 꿈이며,

이상이고,

결국은 몽상입니다.


몽상을 품에 간직한,

몽상가란 얼마나 아름다운 말입니까.


아름다움을 스쳐 지나가지 않고,

가슴속에 칠해놓은 뒤,

자신의 공간에 어울리게 창조한

그 꿈은 얼마나 찬란해 보입니까.


…..


사람들은 그렇게 말합니다.

몽상가는 실현 가능성 없는,

헛된 꿈에 빠진 사람이라고요.


꿈이란 실현되어야만 의미가 생기는 것입니까?


꿈을 꾸는 자의 발악을

그저 한낱 현실에 투영되어 바라보는 것이

바람직한 일인 것입니까.


나는 궁금합니다.


자격 없는 꿈은 죄가 되는 것입니까?

아름다움을 품을 자격조차 없다고

말하는 세상 속에서.


꿈을 꾼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찬란해질 수는 없는 것입니까?


희미한 가로등 불빛 아래,

나의 그림자는 옅어진다.


부유하고 행복한 가정에서 꾼 꿈은

이상이란 이름으로 그려지지만,


가난하고 불행한 가정에서 꾼 꿈은

허상이란 이름으로 묻히고 맙니다.


어째서,

아름다운 이상은 처참한 현실을 동반하는 것입니까.


소중한 꿈을 둘러싼 환경으로 가치를

짓는 것이 아닌,

가슴의 진실함으로 가치를 결정지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삶이란, 왜 이렇게 잔인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이 희미한 가로등 불빛이

나에게 답을 주는 것인가요


….


아니요, 어쩌면

꺼내놓은 줄 알았던 응어리 하나를

다시 가슴에 품게 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나는 또다시 꿈을 꿀 겁니다.


나는, 몽상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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