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식 덮밥 요리 중 하나!
즐거운 한가위가 끝나고 무거운 마음으로 귀경을 했다. 왜 무거운 마음인 것인지? 좋은 컨디션이어야 하는데 말이다. 쉬는 것도 쉬운 건 아닌가 보다. 일상에서 벗어나 다른 공간, 익숙하지 않은 생활을 하고 돌아오니 생활 패턴이 깨진 것이다.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운동하고, 뭐든지 열심히 하며 살다가 너무 편한 일상을 보내고 나니 게을러졌다. 열심히 사는 것이 힘듦을 알기에 다시 시작한다는 것이 버겁게 느껴지고, 미루고 싶어 진다. 다들 같은 생각일까?
물론, 잠시 쉬어가기도 하고, 단조로움에서 벗어났던 시간이라 좋았다. 너무 달달한 시간이었나 보다. 그 시간들이 지나고 나니 너무나도 쓴 시간이 다가온 것이다.
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하지 않고, 미루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있자니 답답스럽다. 마음을 추스르려 이것저것 해본다. 책도 봐보고, 동기부여 영상도 시청해 본다. 좀처럼 나아지지가 않는다.
지금의 일이 버거운 것인지 나만의 속도를 찾아가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옳다고 생각하자. 이렇게 하루만 더 쉬어보자. 나를 믿고 게을러진 행동에 죄책감을 느끼지 말자!
온전히 푹 쉬어보자. 그렇게 시간이 흘러 총 5일을 쉬었다. 이제는 조금씩 명절 전의 리듬을 찾아가는 중이다. 한동안 마시지 않던 술을 마셔서인지 피로도는 높았지만 점차 해결되리라.
긍정적인 생각을 해보자. 명상도 해보자. 다행인 것은 이번 명절은 이사 준비도 같이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름진 음식들이 몸무게를 늘리는데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살도 쪘다면 심적으로 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이사 준비를 하면서 하나 둘 먼지를 잔뜩 뒤집어쓴 물건들을 꺼내고, 닦고, 버리고, 닦고, 꺼내고를 반복했다. 그러다 보니 금세 반이나 정리를 했다.
먼지가 이렇게 많았던가. 버릴 것들을 저렇게 쌓아 놨던가. 이번 이사 때도 반성을 한다. 오래된 추억의 물건들,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물건들이 차례차례 그 존재를 드러낸다.
킥킥거리며 "이런 적도 있었지"라고 혼잣말도 중얼거리며 잠시 정리하던 힘듦도 잊어버린다. 오글거리는 편지, 빛바랜 사진, 끄적거려본 글들을 되짚어본다. 이사 가기 전 추억 회상은 국룰이었던가. 잠시나마 즐거웠다. 추억들아. 다시 정리를 이어가 보자.
한참 정리를 하다 보니 배가 출출해진다. 정리를 뒤로하고, 냉장고를 뒤적뒤적 살펴보니 음~ 오늘은 마파두부 덮밥이다! 두반장을 보지 않았다면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바로 문 앞에 떡하니 두. 반. 장 세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저번에 볶아 놓은 볶음 두반장이다. 두부라 칼로리도 적겠다.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
마파두부를 예전에는 어렵게 생각했었다. 중국음식이기도 하고, 이름도 뭔가 어려울 것 같은 느낌이라 그랬던 것 같다. 또 왜 마파두부인지 도대체 마파가 무슨 뜻인지 궁금해 찾아본 적이 있다. 사람의 생김새 때문에 별명이 생겼는데 그 별명을 붙인 것이라 한다.
"마"는 곰보를 뜻하고, "파"는 늙은 사람을 뜻한다. 곰보가 있는 할머니가 만들어 냈던 음식이었다. 마파두부는 사천 음식이라 맵고, 향과 함께 얼얼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오늘은 집에서 흔히 있는 재료로 만들 것이다. 산초 또는 초피, 청양고추가 없이 만들고, 아이들도 먹을 수 있게 레시피를 만들 것이다. 그럼 한번 만들어보자.
※ 큰 술=쇠 숟가락, 컵=종이컵 기준
두부 반 모
볶음 두반장 1 큰술
소고기 또는 돼지고기 20g
굴 소스 반 큰 술
미원 1/3 큰술
식용유 1 큰술
간장 반 큰 술
다진 마늘 반 큰 술
다진 생강 1/4 큰술
대파 1/4 개
감자 전분 2 큰술
물 1컵, 3 큰술
고추기름 1 큰술
정종 1 큰술
1. 감자 전분 2 큰술, 물 3 큰술을 섞어 전분물을 만들어준다. 전분물을 대량으로 할 경우 오래 걸리니 항상 먼저 해놓으면 좋다.
2. 두부를 1cm 크기의 깍두기 모양으로 썰어준다. 마트에서 두부를 살 때 3종류의 크기가 있다. 작은 두부는 1 모, 중간 두부는 반 모, 큰 두부(판두부)는 1/4 모를 사용하면 된다.
3. 대파는 반을 갈라 총총 썰어준다.
4. 소고기 20g을 다져준다. 항상 칼질을 할 때 야채→ 해물→ 고기 순으로 손질을 해주는 것이 안전하다. 세균의 교차오염이 있을 수 있고, 고기의 피가 다른 재료에 묻으면 색이 변하기 쉽다.
5. 팬에 식용유 1 큰술을 두르고, 센 불에 달궈준다. 약간만 달궈야 한다.
6. 대파, 다진 마늘 반 큰 술, 다진 생강 1/4 큰술을 넣어준다. 대파, 다진 마늘, 다진 생강보다 먼저 고기를 볶고 진행해도 좋다.
7. 간장 반 큰 술, 정종 1 큰술을 넣어준다.
8. 물 1컵을 부어 끓여준다.
9. 굴 소스 반 큰 술, 다진 소고기, 미원 1/3 큰술, 두반장 1 큰술을 넣어 섞어준다.
10. 끓으면 두부를 넣어 데워준다. 약 1분간 데워준다.
11. 가라앉은 전분을 풀어 전분 물 1 큰술을 조금씩 골고루 흘려가며 저어준다. 전분 물은 높은 열에 고체가 된다. 그래서 뭉치지 않게 바로바로 저어주어야 한다.
12. 고추기름 1 큰술을 넣어준다. 이때 산초기름이나 초피를 넣어주면 매운맛과 향이 올라와 좋다. 아이들에게 준다면 고추기름은 넣지 않아도 된다.
13. 밥에 마파두부를 잘 얹어주고, 대파와 깨를 솔솔 뿌려준다.
마파두부를 만들어보았다. 마파두부는 원래 돼지고기가 들어갔었다. 집에 있는 재료가 소고기이면 소고기를 넣어도 상관없으니 맞춰서 준비하면 된다. 산초기름도 값이 비싸고, 구하기도 어렵기에 생략했다. 나중에 손님들에게 대접해야 한다면 초피나 산초를 구입하고, 매운맛을 더해줄 청양고추를 사용하면 더욱 사천식 요리가 될 것이다.
두반장은 구입한 그대로의 소스를 쓸 경우 볶음 두반장보다 아쉽지만 설탕을 가미해 주어 맛을 내주면 된다. 볶음 두반장 레시피는 이전에 올린 글을 참고하면 된다. 마파두부는 손님 대접할 때도 대량으로 만들기 쉽다.
재료비 용도 많이 들지 않아 부담 없이 만들 수 있다. 앞으로 두반장으로 만들 수 있는 요리 2탄을 준비해 보겠다. 기대해 주시라! 긴 연휴로 깨진 생활 패턴을 마파두부 덮밥과 극복해 보자.
심플더웍 요리연구가 한두성
010-9635-26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