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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리연구가 한두성 Sep 15. 2021

[참치 볶음 고추장] 밥에 쓱쓱 비벼 한입 가득!

햇빛 가득 머금은 고추장으로 고추 참치 만들기!

햇살 가득한 아침 커튼 사이로 햇빛이 들어온다. 눈살을 찌푸리고, 찌뿌둥한 몸을 일으켜 하루를 시작한다. 이제는 하루 시작이 익숙할 때도 됐건만 여전히 힘이 든다.


가까스로 일어나 냉장고 문을 열어 냉수 한 모금하고, 정신을 차리니 부스스한 머리를 한 체 멍하니 서서 "오늘 뭐 먹지?"라는 생각을 한다. 냉장고 문을 다시 열어보고, 주방 서랍장을 열어보며 재료를 체크해 본다.


오늘은 이거다! 냉장고 속에는 항상 남은 야채가 토라진 듯 엎어져 있다. 알맞은 야채를 꺼내고, 고추장을 꺼내고, 참치 통조림을 꺼낸다. 야채가 검게 변색된 부분을 잘 제거하고, 씻어 준비한다. 준비된 야채를 다진다.


참치 통조림을 까고 고추장을 준비한다. 가스레인지에 팬을 올리고, 야채를 볶고, 밑간을 한다. 참치를 쏟아붓고, 고추장을 넣어 볶으면 3일 치 식량이 되다. 이른 아침 멍하게 정신없는 시간 간단한 반찬이 된다.



20대 때부터 지금까지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고, 알아두면 굉장히 좋은 레시피이다. 참치 볶음 고추장을 만들 때는 고추장 비율이 중요하다. 잘못 만들면 진짜 밥과 물 도둑이 된다.

                        

참치와 고추장이 들어가 꾸덕꾸덕하기에  참치 국물도 함께 넣어주는 것이 포인트이다. 대신 식용유의 사용량을 현저히 줄였다. 아이들이 먹는다면 고추장 대신 쌈장을 넣어 만들면 된다.


맵지 않아 아이들에게 아주 좋다. 막장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아주 초간단 레시피이기에 초보자도 부담 없이 만들 수 있다. 그럼 레시피를 보러 가보자.

                                                           

<참치 볶음 고추장>



- 참치 볶음 고추장 재료 -

             

※ 큰 술 =쇠숟가락 평평하게

  

참치 100g(작은 캔)

당근 약간

양파 1/6 개

대파 1/3 개

고추장 2 큰술 반

다시다 2/3 큰술

설탕 1 큰술 반

식용유


- 만드는 방법 -



1. 당근, 양파를 다지듯 썰어준다.(다이스) 대파는 반을 갈라 총총 썰어준다. (당근은 편으로 6개 정도 슬라이스해 채를 썰고, 다시 다져준다. 양파는 결 반대로 칼집을 넣고 다시 결 방향으로 썰어주면 다지듯 썰어진다.) 자신이 좋아하는 야채를 더 넣어도 좋다.

  

2. 식용유 1 큰술을 팬에 두른 후 센 불로 달궈준다. 팬을 너무 달궈주어 연기가 나면 기름이 탈 수 있으니 조금만 달궈준다.


3. 달군 팬에 썰어 두 야채를 넣고, 볶아준다. 야채는 당근, 대파, 양파 전부 한 번에 넣어준다. 만약 해물을 넣고 싶다면 야채와 함께 넣어준다. 고기를 넣고 싶다면 야채를 넣기 전에 고기를 먼저 익혀준 후 야채와 함께 볶아준다.(1 분 정도)


4. 불을 줄이고(약 불), 다시다 2/3 큰술, 설탕 1 큰술 반을 넣어 살짝 볶아준다. 다시다는 넣지 않아도 상관없지만 설탕은 넣어 주어야 더욱 맛있어진다. 설탕을 대신해 물엿을 넣어도 된다. 물엿을 넣을 경우 2 큰술 정도 넣어주면 된다. 설탕보다 윤기가 나는 장점이 있다.


5. 참치 통조림 국물을 버리지 않고 넣어준다. 국물을 버리면 따로 소량의 물을 부어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고추장을 넣어 섞을 때 뻑뻑하기 때문에 잘 섞이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참치 국물을 넣으면 해결이 된다.

 

6. 고추장 2 큰술 반을 넣어 볶아준다.


7. 잘 섞어 밀폐용기에 담아 식힌 후 냉장 보관을 한다. 모든 음식은 냉장고에 들어가기 전에 식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음식이 빨리 상한다.

 

초간단 레시피를 배워보았다. 한번 만들면 며칠은 먹을 수 있으니 바쁜 일상에서 유용한 레시피가 될 것이다. 20살 대학시절 나는 속초 시골에서 도시로 올라왔다.


한 달에 10만 원짜리 월세에 살면서 대학을 다녔다. 돈이 없어 식비라도 줄이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다 보니 여러 가지 방법이 나왔다. 그중 하나가 참치 볶음 고추장이다. 요즘에는 방송을 타서 아는 사람들이 더러 있지만 방송 훨씬 이전부터 나의 노하우였다.

 

보통 참치 통조림보다 고추참치 통조림이 더 맛있었고, 야채참치 통조림이 더 맛있었다. 밥에 비벼 먹기에도 더 좋았다. 하지만 돈을 아껴야 해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얼마 안 되는 돈으로 생활을 하다 보니 식재료는 항상 부족했고, 매일 같은 음식을 먹는데 질렸다.

 

이 상황을 타파하고자 응용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고추참치와 야채참치를 콜라보하는 참치 볶음 고추장이 만들어진 것이다. 난세에 영웅이 탄생하듯, 새로운 음식이 탄생했다.



너무 거창하게 느껴지는가?! 그때 당시 나는 그 정도로 기뻤다. 먹고 싶은 음식을 응용하여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말이다. 자취방에는 고추장, 된장, 김치는 부모님께서 큰 걸로 사다 두셔서 항상 있는 식재료였다. 이렇게 만들어 놓으면 일주일은 먹을 수 있었다.

 

위에 3일 치라한 것은 작은 사이즈의 통조림으로 만들 때 나오는 양이다. 큰 참치 통조림은 일주일간 먹는다. 그리고 더 저렴하다. 계란 프라이를 부쳐 쌀밥에 올리고 참치 볶음 고추장을 쓱쓱 비벼 먹으면 아주 맛이 좋다.

 

계란은 역시 반숙이 좋고, 김은 조미가 되어 있지 않은 김에 싸서 먹으면 더욱 좋다. 조미가 되어있는 김은 간이 너무 세서 다음날 퉁퉁 부은 나 자신을 거울에서 마주하게 된다.

 

호주 워킹홀리데이 당시 사과 농장에서 일을 했었다. 그때 이 레시피가 정말 유용하게 쓰였다. 농장에서는 점심마다 도시락을 싸가서 먹어야 했는데 주로 빵이나 샌드위치를 먹었다. 대부분의 근로자가 그랬다. 나는 빵이 너무 물렸고, 밥을 싸가기로 한다. 역시 한국 사람은 빵보다 밥이지 않은가?!

 

고추장은 조금 값이 나갔지만 쌀과 야채, 참치는 아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다. 도시락을 싸갈 때면 나만 계란 프라이를 부쳐 참치 볶음 고추장을 들고 갔다. 당연히 외국 친구들도 관심을 보였고, 살짝 매워했지만 계란 노른자를 탁! 터뜨려 나눠주면 아주 좋아했다.


몇몇 친구들은 레시피를 물어보기도 할 정도였다. 이 레시피를 작성하면서 옛 기억이 스멀스멀 생각이 났다. 당신의 일상생활에 새로운 활력제가 되어 주는 레시피가 될 것이다.



심플더웍 대표 한두성

연락처: 010-9635-2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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