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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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를 거듭할수록 하루하루 실력이 늘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나 실력이 늘어가는 것에 비해 요리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시간은 그만큼 줄어들지 않았다. 요리 실력이 늘어가는 것과, 요리 시간이 단축되는 것은 어느 정도 상반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무엇이 문제일까?
요리 학원을 다닐 당시에도 남들보다 요리 제출 시간이 느렸다. 취업 이후 동료들과 일을 할 때도 상대적으로 속도가 느리다는 것을 느꼈다. 요리를 못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동료들보다 일을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항상 있었고, 차이점을 찾기 위해 여러 가지 생각들을 되짚었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집 밥을 만들면서 살았기 때문에 요리에 자부심이 있었다. 당연히 조리학과를 지원했다. 본격적으로 칼을 쥐기 시작한 건 대학교를 들어가면서부터였다.
어렸을 때는 "칼은 위험하다"라고 말씀하시는 부모님 말을 성실히 받아들인 덕에 칼을 잡을 일이 없었다. 주로 가위로 재료를 싹둑싹둑 잘라 사용했다. 안 그러면 여지없이 부모님의 손이 등짝을 "짝" 하고 강타하기 일쑤였다. 칼을 많이 잡아보지 않아서 항상 대학 동기들보다 조리 속도가 더뎠다.
대학교에서도 칼질하는 것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교육이 아니었고, 그저 진도가 나가는 대로 질질 끌려갔다. 이후에도 요리를 하면 할수록 실력은 늘어갔지만, 조리 속도는 여전히 더뎠다.
이때까지도 조리시간이 느린 이유를 몰랐다. 이유를 알게 된 때는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칼판 포지션을 맡으면서부터였다. 칼질이 문제였던 것이다. 정말 힘든 기간이었다. 기존에 갖고 있던 칼질 이상의 실력이 필요했다. 매일 같이 욕을 먹고, 손이 베여나갔다.
하루에 한 번은 베였던 것 같다. 내 가방에는 항상 강력 접착제를 챙기고 다녔다. 벌어진 살을 빨리 붙여야 했고, 접착제를 붙이면 피를 빨리 멈추게 할 수 있었다. 그 힘든 시간들 덕분에 많은 발전을 할 수 있었다. 요리 시간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남들로부터 "와!" 하는 감탄사도 들을 정도가 되었다.
더 나아가 칼질을 맛깔나게 하면 이성에게도 아주 훌륭한 매력 발산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그럼 지금부터 내가 칼질 실력을 늘리는 데 사용한 방법을 소개하겠다.
칼질 연습은 어떻게 할까?
야시장이나 홈쇼핑에서 칼을 팔 때 종이나 신문지를 쓱~자르는 장면을 보았을 것이다. 칼이 그만큼 정교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칼이 잘 든다." "칼이 잘 잘린다." 하면 좋아 보이고, 하나의 매력이 더해져 구매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것과 상반되게 대부분 사람들은 칼이 잘 갈려있으면 무딘 칼보다 잘 다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반대이다. 잘 갈려 있는 칼은 재료를 썰 때 무딘 칼보다 적은 힘이 들어간다.
또한 재료 표면에서 미끄러지지 않는다. 베이더라도 잘 갈린 칼은 적은 힘을 사용했기 때문에 무딘 칼보다 쉽게 멈출 수 있다. 항상 칼을 잘 갈아 놓아야 한다.
신문지를 이용하여 칼질을 하는 방법은 TV에서도 언급이 되었던 부분이다. 중국에서도 이 방법을 사용한다고 한다. 재료를 사서 칼질을 하다 보면 비용도 들고, 썰 고난 재료를 사용하는데도 한계가 있어 처치 곤란이다.
이럴 때는 신문지나 폐지를 이용하여 칼질 연습을 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신문지를 너무 두껍지 않게 돌돌 말아 사용하면 된다.
부드러운 재료를 사용하면 서툰 칼질에도 다칠 확률이 줄어든다. 좀 더 안전하게 연습을 할 수 있다. 오이를 추천한다. 나 또한 오이를 이용하여 연습을 했다.
비용이 걱정된다면 근처 시장에서 안 좋은 상태의 오이가 있는지 물어보고 사면 싸게 살 수 있다. 그렇게 한 박스씩 사서 연습을 했다. 연습을 할 때는 칼질을 더 많이 하기 위해서 채를 썰고, 채를 썬 것을 다지기까지 하면 좋다.
딱딱한 재료는 어느 정도 부드러운 재료에 익숙해진 후하는 것이 좋다. 칼질을 할 때 부드러운 재료보다 힘이 더 들어가기 때문에 어렵고, 위험하다. 이때부터는 요린이를 벗어나 중급에 도달했다고 보면 된다. 주로 양파나 당근을 사용하여 연습한다.
이것도 오이와 마찬가지로 싸게 살 수 있다. 딱딱한 재료는 칼을 쥔 손도 힘이 들어가지만 재료를 고정하는 손에도 힘이 들어간다. 때문에 재료가 잘 움직이지 않게 재료의 한쪽을 평평하게 만든 후 진행하는 것이 안전하고 좋다. 항상 둥근 재료들을 자를 때는 한쪽 면을 평평하게 만들자.
마지막으로 저미는 연습이다. 이 단계는 고급 단계다. 둥근 재료(오이, 감자, 당근 등)는 그냥 슬라이스를 하면 된다. 그러나 납작한 재료(전복, 오징어, 새우 등)는 칼을 도마와 수평하게 하여 저미는 게 수월하다. 재료를 고정시키는 손으로 칼날이 향해있어 높은 스킬이 필요하다.
전복이나 새우로 연습하기에 부담이 되므로 두부를 활용하길 추천한다. 처음에는 톱질을 하듯이 "쓱싹쓱싹" 저미게 될 것이다. 점점 실력이 늘어 갈수록 톱질 횟수가 줄어 "쓱싹" 한 번에 재료를 저미는 경지까지 가보자.
칼질을 하다 보면 다치는 일이 종종 생긴다. 그러므로 항상 비상 약품을 구비해 놓기를 바란다. 건강에도 안 좋은 강력 접착제를 바르는 정신 나간 짓은 하지 말자. 다칠 것이 걱정된다면 어린이용 칼을 사용하여 두부 등의 부드러운 재료를 저밀 때 연습하는 것이 좋다.
많은 사람들이 요리를 만들 때 칼질보다 레시피에 더 관심을 두고 있기에 이번 글에서는 칼질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싶었다. 요즘 유튜브를 보면 칼질보다 가위로 재료를 자른다거나, 감자 필러로 자른다거나, 여러 가지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썰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런 방법들이 위험성도 덜하고, 편한 방법인 건 맞다. 칼을 사용하든 가위를 사용하든 본인 마음이다. 그러나 요린이 단계를 벗어나 요리시간을 단축시키고 싶다면 칼질을 꼭 연습해 보길 바란다. 칼질을 잘하면 전문가같이 보이는 효과도 덤으로 따라온다.
심플더웍 요리연구가 한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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