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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 시인, 사월

by 글바트로스

언 땅 마다하지 않고

길목마다 핀 개나리.

시린 숨결 자라목

나 대신

노랗게 웃어대고.


붉게 핀 홍매화

은밀히 삿대질하는

나 대신

못내 얼굴 붉히고.


돌담너머 핀 목련

속으로 눈 흘기는

나 대신

그저 하얗게 웃고.


이름 없는 꽃무리

무명에 기죽은

나 대신

아침 강바람에 춤추고.


짙은 안개 숲

찾지 못하는 초록 언어.

할 말 잃은

나 대신

천상시인 꽃노래 읊어대는 사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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