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와 냇가를 걷는데 저 앞쪽에 사람들이 몰려있다.
냇가에 사람들이 몰리는 일이 거의 없기에 무슨 일일까 부지런히 가보니
어르신 한 분이 냇가 중간 돌 위에서 두 손에 조심스레 무언가를 잡은 채로 오리를 부르신다.
할아버지 앞에는 오리 엄마와 새끼 오리 일곱 마리가 쪼르륵 몰려다니며 있었는데 할아버지 손에도 작은 새끼가 있던 것으로 몰려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이해한 내용은 엄마와 여덟 마리 오리가 돌 넘어 위쪽으로 오르려고 하는데 낙오된 한 마리가 물살에 떠내려 가자 할아버지가 물에 들어가서 잡아 엄마 쪽으로 놓아주려고 하지만 이미 엄마와 다른 오리들이 위쪽으로 올라간 뒤여서 엄마를 부르며 새끼 오리를 놓아주려는 상황으로
할아버지께서 엄마 쪽으로 새끼 오리를 던져 주었지만 새끼는 버둥대다가 물살에 휘말리고 엄마는 모른 채 다른 오리들만 데리고 가버리는 것이었다.
외톨이가 되어서 물살에 쓸려가는 새끼를 따라 몇몇 아주머니들이 내려가면서 어디까지 가는지 지켜보는데 멀리 까지 가지는 않고 풀숲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아직 살아있다고는 하지만 엄마가 없이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염려스러운 마음으로 다시 길을 올라오다가 앞서간 오리 가족을 만났다
계속 돌 뚝을 오르는 것이 엄마의 강한 훈련법인지 또 돌 뚝 앞에서 한 마리가 낙오되는데 엄마는 아는지 모르는지 돌을 넘어온 새끼들만 데리고 위로 가버리고 혼자된 오리는 크게 올면서 돌을 오르려 애쓰고 있다.
사람들이 모두 애태우며 낙오된 새끼를 지켜보는데 엄마를 따라 올라갔던 여섯 마리 중 한 마리가 아래로 내려오는 것이었다. 저 새끼도 낙오되는 것인가 하고 염려되는데
아니었다.
내려온 한 마리가 낙오된 새끼 곁으로 다가가 둘이 되자 혼자 울던 새끼가 힘이 나는지 부지런히 따라나서더니 돌 폭포 넘기를 몇 차례 실패는 했지만 끝내는 둑을 넘어서서 완전히 엄마 곁으로 가는 것이었다.
오리엄마의 훈련장면을 본 손녀는 떠 내려간 한 마리가 마음에 걸리는지 찾으러 가자고 징징거리다가
아주머니들이 풀숲이라 들어갈 수없다는 말에 포기하고 집으로 가면서도 내 기분이 풀리지 않더니
둘이 만나 물살을 가르며 뽀르르 달려가는 모습을 보며 기분이 풀린듯하다.
엄마 오리의 스파르타식 훈련.
낙오된 오리에 대해 무신경했지만 형제 중에 하나가 낙오된 오리를 챙기는 모습을 보며 살아남은 놈만 기른다는 동물세계에 대한 과학 상식을 넘어 우애라는 것이 존재하는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