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또래 패션

by 자겸 청곡

2학년이 되었네 싶었는데 벌써 여름방학이 다가온다.

몇 개월 사이로 아이들의 육체와 언어세계 문화습득이 폭풍성장이다.

아동발달학을 잘은 모르지만 봄이 지나면서부터 부쩍 주변을 보는 눈이 레이다 같아서

사방을 동시에 보면서 한꺼번에 흡수하는 듯 아이돌패션에 민감해지더니

자기만의 패션도 깜짝 놀랄 만큼 성장하고 다양해졌다.


아침에 옷서랍을 뒤지면서 하늘색 티셔츠를 고르더니 00 하고 단짝인데

둘이 같은 색옷을 입기로 했다면서 남색 치마바지를 입고는

이 색이 남색이 맞지요 하더니 거울 앞에서 한바탕 춤을 추다가 갔다.

아직 학교에서 올 시간은 되지 않았는데 그 친구도 같은 색 옷을 입었을지 궁금하다.


내 어릴 적 기억에는 국민학교 때는 단짝이라는 개념도 없었던 것 같고

깔맞춤으로 옷을 입은 적도 없는 것 같은데

요즘 어린이들은 또래친구들끼리의 놀이문화에서부터 헤어 액세서리 문구 등에서도 맞춤으로 티를 내는 등

나름의 색과 멋 표현이 확실히 특별해짐을 본다.


2010년대에 태어난 아이들은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자유롭게 활용하는 알파세대라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손녀의 행동에서 인터넷에 개방되어 있는 환경임을 다시 느끼면서

시니어를 넘어 실버세대인 할머니가 저만큼 앞서가는 손녀와의 보조 맞추기가 점점 어려워지기야 하겠지만

이런 손녀를 따라가려 배우는 것들도 많아지니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또래패션.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아빠는 사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