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저 사춘기 인가 봐요 짜증이 자꾸 나요.
짜증 나면 사춘기인가?
그렇대요.
아니 아직은 아니야 인제 아홉 살인걸
그러면 몇 살이 사춘기예요.
적어도 중학생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아 그렇군요.
며칠 전 손녀와의 대화로
인터넷 문화에서 오는 영향인지 책에서 배우는 것인지 예전 아홉 살이 아니라
사회에서 통용되는 단어의 이해정도가 무척 빠른 듯 느껴진다.
이렇게 이야기를 주고받고는 집에 내려왔다가 며칠 뒤 다시 올라간 날
며느리가 손녀와 나누었던 대화를 들려주었다.
며느리와 손녀는 방에서 잠자기 전 책 읽기를 하고 있을 때
거실에서 출장 준비를 하던 아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는지 혼자 짜증을 부리는 소리가 들려
"아빠가 일곱 살 어린아이 같네." 하자
"아니야 엄마. 아빠는 일곱 살이 아니고 지금 사춘기인가 봐.
그러니까 저렇게 짜증이 나겠지."
라고 했단다.
손녀가 잠들고 나서 아들에게 말을 들려주자 깜짝 놀라며 조심할 것을 약속했다는데
아빠의 행동을 사춘기 언니 오빠들의 짜증으로 받아들이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마냥 어린 줄로만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또래 대화에서 배우고 어른들과 비교해 가면서 느끼고 성장한다는 것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요 아이는 부모의 거울인 것을 다시금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