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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이니까 팔아야지요

by 자겸 청곡

위 어금니 잇몸에 상처가 나서 아프다면서도 잇몸을 보여주지 않는다.

양치하기도 불편한 듯 보이고 음식 먹기도 편해 보이 지를 않아서 한번 보자고 해도

할머니 걱정할까 봐 보여주기 싫단다.

아프다고 어리광 부릴 듯도 한데 대견하면서도 거리감이 느껴졌다


그렇게 이틀을 보내고

며느리가 근무에서 돌아오자 바로 엄마에게 보여주는데

많이 아팠을 듯하다는 며느리 말에 괜한 미안함이 일었다.


보자마자 바로 친구 의사에게 페이스 톡으로 상처를 보여주자

아마도 충치에 덧씌운 은 때문에 염증이 생긴 것 같으니 이를 빼면 염증이 가라앉을 것이라고 한다.


이를 빼면 아프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듣자 바로

할머니 은은 돈이지요?라고 물어보더니

그러면 이 빼면 팔아야야겠네요 한다.


아니 언제 이렇게 경제에 영악했는지 이재에 밝았는지 놀라움이 들기에

은이야 돈으로 사고파는 것이 맞지만 이에 씌운 것은 아닐걸 하자

아니에요 내일 치과에 가서 물어보면 돼요 하는 주고받음을 나눈 뒤

이틀을 내려가 쉬고 다시 손녀의 시터로 올라온 날


할머니 저 이 뺐어요. 속에서 이가 나오고 있어서 더 아팠대요. 그런데 마취하고 빼니까

하나도 아프지 않았는데, 괜히 미리 울었어요. 하는 표정에서 성큼 어른스러움이 보였다.


앞이 송곳 이 등은 빼고 나서 작은 통에 넣어온 적이 있어서 이는 가지고 왔니 하고 묻자

아니요, 그냥 이모(치과) 드렸어요 하면서, 아 그거 팔아야 되는 건데 하는 아쉬운 듯 한 말투에서 웃음이 나오고, 9살, 인제 2학년 생이 은이니까 팔아야 한다는 마음이 드는 것은 요즘 어린이들의 경제관념에서 나오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우리들 아홉 살 시절은 물론 80년대 초 출생 MZ 세대 아들과도 사고 등에 많은 차이를 느끼는데

알파세대 손녀를 어찌 감당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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