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명 고교 동창 만나는 날
며느리와 교대하고 쉬는 날이어서 편한 마음으로 참석했다.
반가운 인사와 근황 나눔에 이어 화제가 자연스럽게 손주 돌보기로 넘어간다.
여덟 명 중 결혼을 하지 않은 친구가
"나는 손주를 귀로 키워서
웬만한 초보 할머니 보다 나을 거"
라고 말할 정도로 언제부터인지 손주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데
오늘은 어릴 적부터 말수가 적은 친구에게로 시선이 집중됐다.
"머리가 부러지겠는 걸 목이 너무 가늘어졌어."
옆자리 앉은 친구가 말수 적은 동창을 보면 한 이야기
반년만의 만남인데 부쩍 마르고 피곤한 듯 보이는 친구의 얼굴
묻고 싶은 말 다들 참으며 기다리는데
한마디 한다
"쉽지 않더라."
그랬다
그다음은 말하지 않아도 아는 두 명의 손주를 보는 할머니의 근황
누구나 할 것 없이 모정은 대를 이어 내려가건만
효도라 불리는 자식의 치사랑은 얼마 큼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