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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할 건데요

by 자겸 청곡

엊그제 행사에서 타온 상을 자랑스러워하길래

너도 이다음에 커서 글 쓰는 사람이 되면 어떨까 하고 물었다.


말이 끝나자마자 나오는 대답이 '아니요 저는 아이돌 할 건데요.' 다.

더 어릴 적 '밥 주잖아요' 수필을 쓸 때 만 해도 엄마처럼 밥 주는 사람이 되련다 더니

인제는 장래 희망이 아이돌로 바뀌었다.


대답과 함께 자연스럽게 거울 앞으로 가서 포즈를 잡고 춤을 춘다.


세월에 따른 문화의 변화를 체감한다.

방송매체의 다양한 프로그램 안에서 어린이들이 수시로 접하게 되는 문화가

게임을 비롯한 먹거리 여행, 춤, 노래 등이 중심이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춤과 노래로 대중에 인기를 받는 아이돌에 대한 관심이 클 수밖에 없음을.


손녀의 장래 희망을 보며 어린 시절로 돌아가 본다.

그 시절에는 장래희망이라는 단어도 낯설고 그냥 커서 뭐가 될래로 묻는 질문에

남학생들은 대통령 검서 등등 을 답하면 그럼 그렇게 큰 꿈을 가져야 되는 거야 라면서

대견하다는 반응으로 권위적인 출세위주의 부모욕구가 꿈을 좌우했고

여학생은 백의의 천사가 많았던 것 같다.


나는 어땠을까

흐릿한 기억 속에 국민학교 때에는 방송국 노래자랑을 다니면서

노래하는 어린이가 좋았던 것 같고

사춘기를 지나고 대학입학 목전에서 교사로 바뀌면서 학과선택을 했다.


결국 어린 시절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7080 시대를 지나면서 통기카를 들고 노래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니

손녀의 아이돌 희망이 내 속에 잠자던 꿈의 이어짐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떤 희망을 가지던 본인이 즐기면서 갈 수 있는 그런 꿈을 가진 소녀로 자라기를 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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