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할머니라고 했어요'

by 자겸 청곡

잠들기 전 둘 만이 있는 침대에서 귓가에 대고 작은 소리로 속삭인다.

"나는 할머니라고 말했어요."

무슨 말을? 하고 물으니

오늘 학교에서 "나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을 발표하는 시간에

다른 친구들은 엄마 아빠 언니 오빠 말하는데

자기는 할머니라고 말했단다.


할머니가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사람이지 돼 물으면서도

순간 내가 손녀에게 보여주는 행동 어떤 점이 불편함으로 다가간 것은 아닌지

부정적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는데

다시 귀에 대고 "할머니가 공부를 가르쳐 주니까요"라고 했다.


지금 자리에 없음에도 엄마와 아빠라고 하지 않은 미안함에 나만 들을 수 있게 속삭이는

아이다운 배려심이 마음에 닿고

손녀에게 밥만 챙겨주는 할머니가 아닌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존재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존재라고 느끼는 것에 감사한다.


엄마와 함께 하는 시간보다 할머니와 있는 시간이 더 길기에

학습능력의 저하, 예의부족, 할머니스러운 말투 등이 염려가 되는데

비록 짧은 시간 동안에도 아이에게 최고의 행복감을

최상의 학습효과를 낼 수 있도록 애쓰는 며느리의 교육방식에

박수를 보내면서

그 엄마를 선택하지 않고 할머니라고 말해준 손녀로 인해

손녀 보는 할머니로서의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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