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은 중요하니까

by 자겸 청곡

목요일은 12반에 수업이 끝난다.

두시에 학원으로 가기 때문에 집에 왔다 가기가 애매해서

교문에서 만나 빵집에 가서 음료 한잔하고 있다가 학원으로 가기로 해

학교 앞으로 가니 친구와 둘이 나왔다.


편의점에서 친구에게 간식을 사주어야 한다면서

허락을 구하길래 무슨 일인가 물으니


며칠 전 그 친구가 자기에게 간식을 주었는데

그때 '나도 너에게 맛있는 것 줄게' 하고는 깜빡 잊고 며칠이 지났으니

할머니가 허락을 하면 오늘 그 친구에게 간식을 사주고 싶다는 것으로

그 뒤에 이어지는 말이 "약속은 중요하니까" 다.


요즘은 엄마들이 자녀들의 섭식에 많은 신경을 쓰기 때문에

학교에서 간식을 먹지 않도록 주의를 주고 있지만

선생님 몰래 먹는 그 쏠쏠한 재미는 지금도 그대로인 듯하고

그렇게 얻어먹었으니 자기도 무언가 주어야 하는데 학교에 가져가지 못하니까

할머니 만난 김에 사주고 싶다는 요구다.

순간 어쩔까 망설여졌다.

먹고 싶다는 것이 무얼까 혹 엄마가 먹지 말아야 한다고 아이에게 말한 음식을

아무개 할머니가 사주었다고 하지는 않을까

그렇다고 아이의 바람을 무시하기도 그렇고,

얼마 되지 않는 가격인데 할머니가 모른 척하기도 그렇고

결국은 편의점에서 고른 것이 소떡이었다.

둘이 하나씩 사서 먹고 헤어졌는 데


오늘 손녀가 "약속은 중요하니까"를 적절히 사용하는

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아들 며느리의 자율성 안에 철저히 요구되는 약속이행 교육방식에 부응해야 하는

오늘의 판단이 잘된 것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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