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안 간데요

by 자겸 청곡

추석, 한글날까지 이어지는 연휴가 끝나고 10일(금)에 학교를 가야 하기에 잠자기 전

혹여 긴 연휴 동안 빼놓았을지 모르는 과제물을 확인하고 책가방까지 다 싸놓고는


"내일이 지난주 금요일이면 좋겠어요. 그러면 다시 일주일을 놀게 되니까요."

"할머니네 동네 학교는 내일도 안 간다는데 왜 우리는 가는 건지 억울해요."라면서

투덜거리다가 잠이 들었다.


마지막 버스가 끊긴 뒤에 도착하는 근무일이어서 자정이 훌쩍 지나 들어온 며느리에게

날이 밝은 대로 내려갈 거라면서 미리 인사를 마치고는 아침 일찍 일어나 집으로 내려왔다.


남편 차로 오게 되면 고속도로로 오기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지만

혼자 올 때는 마을버스에 전철, 다시 버스 환승을 하면서 돌아 돌아와야 돼서 근 두 시간이 소요가 된다.


전철을 타고 오는데 며느리로부터 카톡이 왔다. "ㅋㅋㅋ 오늘 학교 쉰답니다."

오 다행이다. 어젯밤에 다른 데는 안 가는데 우리 학교만 가는 것에 불만이었는데 잘됬다고

톡을 보내는 중에 손녀의 전화가 왔다.

할머니 오늘 학교 안 간데요.

그래 너무 잘됐네 축하해하고 말하려는데

"아 오늘 학교 가는 날인 줄 알고 일곱 시 이십 분에 일어났는데 "

하는 말투가

나는 학교를 갈 준비가 다 되었는데 안 가게 돼서 조금 억울하다는 묘한 과장이 섞인 음성

안내장에 13일 등교라고 되어있더란다.


어젯밤에는 내일 학교를 가는 것이 억울하더니

오늘은 안 가는 것이 억울한 듯한 이중 마음

웃음이 나왔다.


긴 연휴의 시작이라 안내장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은 때문

잘 살핀다고 하면서도 툭툭 나오는 허술함


다시, 금 토 일로 이어지는 삼일의 쉼으로 엄마와 함께 하는 손녀의 하루가

행복할 것이기에 발걸음 가볍게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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