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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석민 May 11. 2023

일잘러 공무원의 힘 있는 발표 습관

며칠 전 2023년 상반기 적극행정 우수공무원을 선발했다. 각 부서에서 8명이 신청했다. 2명은 징계 등의 제한 사유로 제외하고 6명을 내부평가단과 외부평가단 그리고 직원 설문조사를 거쳐 3명이 2차 본심사에 올라갔다. 2차 본심 사는 발표를 하고 적극행정위원회 위원의 평가가 60% 반영되고 주민투표 40%가 반영되어 75점부터 85점 사이가 장려 85점부터 95점 사이가 우수, 그리고 95점 이상이 최우수를 받게 된다. 



적극행정 우수공무원 선발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불합리한 법령 등 어려운 문제를 창의성과 전문성을 발휘하여 적극적으로 해결한 사례를 선발한다. 핵심은 문제해결의 창의성과 전문성 발휘를 보는 것이다. 통상 일하는 방식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성과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문제해결 방법에서의 적극성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발표자들은 본인이 한 업무에서 적극행정이 무엇인지를 중심으로 발표를 해야 한다. 어떤 어려움이 있었고,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통상적인 노력 이상의 적극성을 발휘한 부분을 표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힘 있는 보고란 어떤 보고일까? 평면적인 보고 보다는 생각의 덩어리를 스토리로 묶어내는 보고라 생각한다. 어느 부분을 강조하고 어느 부분이 특별한 지 잘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표자들의 발표를 들어보니 본인 관점에서 발표를 했다. 내 관점에서 중요한 것을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청자의 관점에서 발표를 준비해야 했다. 왜 이 업무를 하게 되었는지, 무엇이 어려웠는지,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했는지, 창의적이고 색다른 방법으로 시민들에게 어떤 효과를 미쳤는지를 스토리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심사자료에 있는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내는 것이 아니라 강조해야 할 부분을 힘주어 말해야 했다. 



자신의 과제가 어떤 부분이 본질인지 생각해 보고, 표현해야 한다. 사업을 왜 했는지, 사업 내용이 무엇인지, 사업을 어떻게 했는지도 중요하지만, 그 사업을 추진한 이유, 가치, 의미가 무엇인지를 심사위원들에게 강조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내가 추진한 사업은 기업이 새로운 기술을 만들었는데 법에 근거가 없어 실증사업을 해야 했고 실증사업을 받아주는 지방자치단체가 없었지만, 우리 시에서는 기업의 애로사항을 공감하고 광역자치단체와 협업하여 예상되는 문제점을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였는데 본질은 시민들에게 편의 제공될 수 있고 사회적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 않아도 될 일이었지만 창의성과 전문성을 발휘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라고 발표하면 좋은 성과를 받았을 것이다.



감동적인 발표를 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각을 잘 정리하고 논리적으로 연결하며 공감과 감동을 일으키는 요소들을 잘 찾아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스토리 있는 칼럼이나 강연 등의 구조를 분해해서 파악해 보는 연습을 해 보면 도움이 된다. 기획하는 방법, 보고서 작성 방법, 발표력 향상 방법 등과 같은 서적이나 자료를 평소에 읽어보고 정리하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 쌓은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 발표 기회를 가져봐야 한다. 다른 사람 앞에서 발표를 해봐야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찾아낼 수 있고 보완할 수 있다.



말하는 습관, 목소리, 자세, 시선, 자신감 등을 평소 생각해 보고 내재화해 자연스럽게 나타나도록 하면 설득력을 더하는 발표를 할 수 있다. 앞서 말한 것들은 스킬 영역이다. 스킬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듣는 이에게 감동과 공감을 주는 게 핵심이다. 발표도 관심이고 공부다. '나는 말을 못 해, 나는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하는 것이 힘들어' 라고 말하기 전에 자신이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얼마나 했는지 되짚어 보자. 공포를 떨치기 위한 노력은 무엇을 했는지, 잘하기 위한 시도는 해 봤는지 질문해 보자. 익숙한 것에 안주하기보다 낯선 것에 도전하는 열정이 힘 있는 보고를 할 수 있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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