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강사 양성 심화 과정 교육을 수강했다. 우리 시 인재양성팀에서 사내 강사를 양성하기 위해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1년에 한 번만 운영하기에 시간이 안 맞으면 수강하기 어렵다. 작년에 직장 강사 양성 기초과정을 수료했고 1년 만에 직장 강사 양성 심화 과정 교육을 받은 거다. 함께 교육받는 수강생들은 1개월 전에 기초과정을 수료한 분들이었다. 그래서인지 서로들 친밀해 보였다. 나만 1년 전에 기초과정을 들었던 수강생 었기에 기초과정에서 준비한 PT를 갖고 있었다. 반면 나는 기초 과정에서 완성한 PT를 갖고 있지 않았다.
오전 시간은 이미지 메이킹 강의로 내게 어울리는 색을 찾아보는 시간이었다. 오후 시간은 강의 설계기법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Opening, Body, Closing을 설계해 보고 발표하면 강사가 피드백을 주는 방식이다.
먼저, 오프닝을 발표해 보는 시간이다. 첫 번째로 발표했다. 아무 생각 없이 자신감 없게 '안녕하세요. 저는 생각 정리를 좋아하는 권석민이라고 합니다'라고 오프닝을 시작했더니 '안녕하세요'가 아니라 '안녕하십니까'로 해야 한다고 피드백을 받았다. '저는 평소 생각을 정리하는 것을 좋아합니다'라고 말했더니 '듣는 사람은 강사가 좋아하는 것을 왜 들어야 하지'라고 생각할 테니 ***주제로 강의할 누구누구라고 말해야 한다고 코치받았다. 한마디로 전문 강사답지 않다는 말이다. 그 외에도 강의 주제를 명확하게 말하지 않은 부분, 오프닝이 너무 길었다는 점, 사례가 너무 많다는 부분, 장면 전환이 일터에서 개인 일상으로 갑자기 바뀌었다는 부분 등 잘못된 부분을 낱낱이 지적받았다.
물 만난 듯이 마구 지적하니, 아무리 내게 유용한 정보라 하더라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 타인을 지적해서 존재감을 높이는 모습으로 느껴졌다. 나름대로 스피치 공부했고, 강의도 여러 차례 했었기에 자존심이 상했다. 기분 나쁨을 조금 멀리서 곰곰이 생각해 봤더니 강사의 피드백에서 기분 나쁨이 시작했지만 사실 잘하지 못한 실망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내적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나를 지적하는 말에 자신을 방어하지만,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성장하는 기회로 만든다. 필자는 실력이 없는 사람이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변함없이 전문가처럼 강의를 했어야 했다. 필자는 상황을 탓하고 '잘할 수 있었는데 준비가 덜 되어서 그런 거야'라고 자신을 방어했고, 상황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이런 현상을 '인지부조화'라고 한다. 현실을 왜곡하는 것이다. 사실 분명하게 자기 자신을 소개하는 것이 명확하지 않았다.
무엇을 잘할 수 있고, 어떤 분야에 특화되어 있는가?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구체화해야 한다. 말하고 싶은 대로 말하는 것이 아니다. 청자가 듣고 싶어 하는 무엇일까? 그들에게 무엇을 말할 수 있는가? 강연 주제를 명확히 하고 강연 내용을 잘 정리해서 유익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아직도 나만의 특별함을 명확하게 정리하지 못한 것이다. 다른 사람과 다른 나만의 특별한 전문성을 찾아 말로 전달해야 한다. 군더더기 없고 세련된 방식으로 말해야 한다. 말하려고 하는 주제를 명확히 하고 근거와 사례를 짜임새 있게 구성하여 스토리로 연결해 전달해야 한다.
과연 나는 전문가라고 말할 수 있는가? 평소 대화할 때도 주장하고 주장에 대한 근거를 말하며 사례를 구체적으로 말함으로써 상대방이 잘 이해하도록 말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어느 순간에서도 잘 다듬어진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어야 했다. 평소 자신만의 강의할 수 있는 전문 영역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알기 쉽게 유용한 내용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해야 한다. 과연 최선일까? 논리적으로 어색한 부분은 없는가? 청자가 공감하고 영감을 받을 내용인가? 자주 질문하고 정리하고 반복해서 연습해 놓아야 한다. 어색함 없이 매끄럽게 진행하는 연습도 꾸준히 해 보자.
배우고 성장할 기회로 삼아야 했다. 쓴소리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타인의 말에 흔들림 없는 단단한 내면의 힘을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 스스로 단단하면 흔들림이 없다. 쓴소리도 받아들이고 부족한 점은 채우며,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인지하며 자신을 발전시키는 자세가 필요하다. 흔들림 없는 내면의 힘을 키우고, 배울 점이 무엇인지 매 순간 찾아보며, 성장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 감각을 지닌 사람이 되자.
자신을 객관화고 부족한 부분을 질문해 보며 깨닫고 채워 나가는 삶을 평생 해야 한다.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을 1장의 그림으로 명확히 그리고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일정과 방법을 정리해서 자신을 성장시킬 때 격이 높은 사람이 되는 방법이다. 깨달음이 클수록 더 겸손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