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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석민 Dec 14. 2022

2023년 나에게 하는 질문

1. 올 한 해를 돌아보면서 에너지가 가장 높았고, 몰입도가 높았으며, 보람이 있었던 최상의 경험은?

 

 2022년은 작은 변화의 시도들을 많이 했던 해였다. 크게 3가지로 구분해 보면, 첫째, 다른 사람 앞에서 말하는 기회가 많이 있었다. 둘째, 글쓰기를 많이 했다. 셋째, 책 읽는 양이 늘어나고 속도가 빨라졌다. 우연히 2021년 1월 4일 씽크와이즈 유저 콘퍼런스를 하는 기회가 있었다. 씽크와이즈(ThinkWise)는 마인드맵과 워드프로세스를 합쳐 놓은 마인드프로세서다. 디지털 마인드맵의 일종이다. 트리(tree) 형식으로 생각을 구조화하여 정리할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하다. 씽크와이즈 유저 콘퍼런스 이후 강의할 기회가 많아졌다. 씽크와이즈 유저 콘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게 된 계기는 2020년 2월에 시작되었던 10개월 간의 교육 덕분이었다. 교육 기간 중에 씽크와이즈를 사용하기 시작했었다. 씽크와이즈를 잘 다루기 위해서 매일 같이 책, 강연, 칼럼 등을 요약하는 훈련을 했다. 많이 사용해 보니 실력이 늘었다. 씽크와이즈를 통해 생각을 정리하고 정리된 생각을 다른 사람과 소통하기가 수월하게 되었다. 생각 없이 말하기에 앞서 생각을 씽크와이즈로 정리한 후 말을 했던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조금씩 달라지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막연했던 생각이 명확해졌다. 할 말이 없었던 사람이 말의 소재가 많아졌다. 책을 읽고 강연을 보고 씽크와이즈로 정리해서 내 것으로 만들려고 하는 노력들이 반복되다 보니 역량도 조금씩 성장하게 된 것이다. 변화되는 모습을 느끼게 되니 더 몰입하게 되었다. 이 과정은 삶의 선순환으로 이어졌다.


  2022년 1월에만 2번의 강의를 할 수 있었다. 하나는 씽크와이즈 사내 강의였고 다른 하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무료로 강의할 수 있었다. 아직 준비되지 않았지만 하면서 다듬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2월에 한 번 더 사내 강의를 했다. 3월에는 경기도인재개발원에서 노션 사용 사례 강의를 했고, 4월에는 경북도청에서 사무관 대상 씽크와이즈 사례를 발표할 기회를 가졌다. 6월엔 씽크와이즈 유튜브 인터뷰할 기회가 주어졌고, 9월엔 드디어 신규공직자 대상으로 씽크와이즈 업무 활용법에 대한 강의를 했다. 10월엔 수원대학교 행정학과 학생들 대상으로 취업특강을 했고, 11월엔 화성시문화재단에서 직원 교육을 하게 되었다. 강의를 하다 보니, 전문분야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씽크와이즈 활용에 관련된 내용과 일하는 방식, 관점에 대한 내용이 혼재하다 보니, 강의하는 내내 산만했다. 강의 전문분야를 명확히 하는 것이 풀어야 할 숙제다.

 

  2022년 6월에 세바시 스피치를 다. 세바시 대학 수료생 자격으로 했지만, 나에겐 큰 도전이었다. 대학원 수업과 병행했기 때문이다. 대학원 수업은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에 학교를 간다. 화요일, 목요일은 18시 30분부터 21시 30분까지 수업을 듣는다. 그런 와중에 세바시 대학까지 하려니 버거웠다. 집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지 못했다. 설거지도 도와주지 못했다. 아빠는 왜 어른인데 공부를 해? 아빠가 공부하는 것이 싫다는 아이들의 외침에 힘들었다. 힘들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세바시 스피치 하는 모습을 미리 그려보았다. 동기부여가 되었다. 힘들지만 몸이 움직였다. 세바시 대학 이민호 강사의 말하기 전공을 4개월간 수강한 후 배운 것이 몇 가지 있다. 강의 시작한 후 청중들과 교감이 강의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이다. 처음 보는 강사의 강의를 들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판가름 나는 것이다. 질문을 통해 호기심을 자극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배운 것은 스피치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고, 청자가 듣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청중의 귀한 시간을 강사가 빼앗으면 안 된다. 청중에게 가치 있는 것을 전달해야 한다. 세 번째 배운 것은 아는 것으로 모르는 것을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머릿속에 그려질 정도로 아니 느껴질 정도로 쉽게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네 번째는 권위를 활용하는 것이다. 말의 내용이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말을 빌려오거나 통계 등 객관적 수치 등을 활용하면 된다. 여러 가지 전달하는 스킬 등을 배우고 익혀 사용하는 것은 도전이고 즐거움이다.


 2022년 11월 16일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브런치 작가가 뭐 대단하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나에겐 도전이었다. 세바시 스피치가 끝난 후 다시 도전한 것은 글쓰기였다. 4개월 만에 글을 잘 쓴다는 것은 거짓말일 수 있다. 나를 믿었다. 도전하면 조금은 달라진다는 것을 알았고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도 알았기 때문이다. 강원국 작가님의 글쓰기 전공을 신청하고 처음에는 정말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음은 매일매일 글 쓰는 시스템을 유지하겠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마음만 있었지 몸이 못 따라갔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11월에 대학원 석사논문 심사가 예정이었다. 다른 것을 다 제쳐두고 논문 작성에 매진해야 해도 못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짓을 하고 있었다. 브런치 작가는 2020년 교육 중에 되고 싶은 마음을 가졌었다. 아무 생각 없이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는데 보기 좋게 떨어졌다. 그 뒤로 몇 번 더 신청했지만 신청할 때마다 떨어졌다. 포기하다가 세바시 글쓰기 전공반 과제를 이수하면서 동시에 브런치 작가를 신청했던 것이다. 운 좋게 승인되었다. 사실 글쓰기 전공 과제도 만만치 않았다. 출간 기획안, 작가 소개, 한 꼭지의 글, 에세이 8편 등을 작성해야만 했다. 포기할까도 생각했다. 석사논문 쓰는데 매진했기 때문에 과제를 이수 못할 상황이었다. 과제 제출 마지막 날 몰입해서 과제를 모두 완료했다. 이제 2023년 1월에는 내가 쓴 글이 포함된 세바시 북으로 만들어져 출간될 것이다. 미션이 또 하나 달성된 것이다. 배운 것을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 일한 것도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 동기부여가 되고 더 열심히 삶을 살게 되기 때문이다.


  2022년 11월 26일에 석사논문 심사에 통과되었다. 9월 말까지 논문을 하나도 쓰지 못했었다. 써야 한다는 부담감만 갖고 있었지 손이 가질 않았다. 논문도 읽어지지 않았다. 아니 읽기 싫었다. 포기하려고 포기 신청서까지 써서 갖고 다녔다. 지도교수님의 헌신적인 지도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해낼 수 있었다. 2개월은 하루 5시간도 못 잤었다. 새벽까지 작성했는데, 작성하다가 막히는 부분들이 있으면 숨이 턱턱 막혔다. 인간적 고뇌와 자존감의 상실도 함께 왔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의구심도 나타났다. 구범준 PD님이 자기 신뢰라는 말씀을 하셨었다. 안될 것 같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내는 힘이다. 과제 집착력, 업무 집착력, 자기 신뢰를 생각했었다. 석사논문을 완성했을 때의 모습을 그려봤다. 힘들 때마다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스스로에게 주문을 외웠다. 할 수 있다고, 포기하지 말라고, 끝까지 결과를 만들어내라고 말했다.



2. 만약, 2023년 연말이라고 가정했을 때, 2022년 보다 한 단계 성장하려면 무엇이 있어야 하고 무엇이기를 바라는가? 나는 어떤 노력을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2023년에는 책을 출간한 저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 첫 출간의 기쁨에 도취되어 스스로를 칭찬해 주고 있을 것이다. 빅데이터 준전문가 자격증도 갖고 있을 것이다. 책은 100권 정도 읽었으며, 독서노트에 기록한 기록물을 보며 만족해하고 있을 것이다. 세바시 대학 전공과 제도 지속적으로 이수하여 작은 성취의 기쁨을 누리고 있을 것이다. 씽크와이즈의 활용은 더욱 깊어져 프로의 위치까지 올라가 있을 것이다.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과 일을 성과로 만들어내는 기술에 대해 강의하고 있을 것이다. 용어와 개념의 정의는 세분화하여 더욱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을 것이고, 사물과 현상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은 깊어져 있을 것이다. 어휘력은 풍부해지고 문장력은 담백하게 되어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을 하기 위해서는 비록 계획대로 되지 않을 지라도 매일매일의 작은 반복의 루틴을 시스템화할 것이다. 내적으로 동기부여를 지속하며 되고자 하는 바를 선명하게 미리 그려볼 것이다. 누군가 말한다. 왜 그렇게 힘들게 사냐고 말이다. 나는 힘들지 않다. 오히려 즐겁고 행복하다. 살아있다는 생명력을 느끼며, 높은 수준의 내가 되기 위해 달려가는 모습이 즐겁기만 하다. 당당해질 수 있으며, 오히려 배려할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될 것이다. 나를 포장하고 있는 겉치레에 힘쓰기보다는 내면의 힘을 키워 진짜 실력 있는 사람이 될 때까지 한 발 한 발 나아갈 것이다. 그것이 내가 사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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