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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석민 Dec 17. 2022

대학원을 마치며 느낀 단상

1. 교수님들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나를 놓다.

  생각은 외부로부터 어떤 자극이 있을 때 일어나게 된다. 단조로운 삶에서 생각해보지 못한 자극이 주어졌을 때 받는 번뜩임을 좋아한다. 희열을 느낀다. 가슴이 뛴다. 생명력을 느낀다. 책을 읽을 때 인두 같은 한 문장을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런 문장을 만나면 곱씹어보면서 머릿속에 넣으려고 애쓴다.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한다. 대학원 강의를 들으며 새로운 학문을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다. 이해하지 못할 때는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고통 후엔 기쁨을 맞이한다. 이해하고 말하고 쓸 수 있고 전달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대학원은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탐험의 방법을 알려주는 기본서다. 장동선 박사에 따르면 인간이 불확실한 미래를 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길을 탐험해야 한다고 말한다. 과거에 통했던 방법들이 지금 시대엔 통하지 않을 수 있다. 내비게이션이 알려주었던 가장 빠른 길이 어쩌면 가장 느린 길이 될 수도 있다. 멀리 돌아간다고 느린 것이 아니다. 멀리 돌아간 것이 가장 빠른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

  우리가 타인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것은 그 사람이 바라보는 시선이다. 나와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알아차림은 내면 깊숙한 곳에서 나와의 마주침을 통해 새로운 가치로 재탄생하게 된다. 조금씩 바뀌는 모습을 삶의 동력으로 삼게 된다. 4학기 동안 많은 자극이 있었다. 특히, 통계학은 큰 가르침을 주었다. 근거를 기반으로 내 생각을 펼쳐나가는 것을 배웠다. 근거는 과학적이어야 한다. 객관적 기준의 틀에 맞추어야 한다. 당연하다고 말하고 있던 것을 증명하는 방법을 배웠다. 설득력의 힘도 알게 되었다. 지식의 확장됨을 체험했고, 생각의 지평을 넓힐 수 있었다.

  교수님들과의 대화 속에서 타인의 배려하는 마음을 배웠다. 진정 가치 있는 삶은 다른 사람에게 공헌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끄는 삶을 사는 것은 가장 높은 수준의 삶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함부로 평가하지 않고 인내심으로 기다려 주는 것을 배웠다. 스스로 성장하고 확장하는 삶아갈 것이다.


2. 타인의 말과 행동, 그리고 글을 만나 색다른 기쁨을 느끼다.

  타인의 말과 행동, 그리고 글을 만나 색다른 기쁨을 느꼈다. 교수님들 뿐만 아니라 같이 공부하는 학우들에게서도 자극을 받을 수 있었다. 나와 다른 생각, 내가 미처 하지 못한 생각들을 마주쳤을 때, 뇌는 움직였다. 자극이 되었고, 앎이 되었다. 타인으로부터 본받을 수 있는 한 가지를 찾기 위한 삶의 자세가 중요하다. 대학원은 그런 기회를 자주 마주칠 수 있는 곳이었다.


3. 내면 깊숙한 곳에서 나와 마주치다.

  결국 나와의 마주침이었다. 외부 환경으로부터 주어진 자극에 반응하는 태도를 발견할 수 있었다. 외부 자극을 바라보는 태도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것이었다. 이 정도면 됐다고 하더라도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는 태도가 결과물의 가치를 결정하게 된다. 앞으로의 과제는 나만의 개념 사전을 만드는 것이다. 막연했던 것을 명확하게 정의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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