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무원 정리력 중요성
공무원은 문서를 잘 만들어야 한다. 공문서는 공문서를 작성한 기관의 권위를 나타낸다. 단어 선택이 잘못되었거나 문맥이 맞지 않으면 신뢰가 떨어진다. 문서를 잘 만들어야 실력을 인정받는다. 문서는 곧 그 사람이다. 8~9급 때에 행정안전부에서 작성한 문서를 유심히 살펴봤다. 형식은 따라 하되 내용은 우리 기관의 특성을 반영했다. 보고서 책을 사서 보진 않았다. 다만, 보고서 작성법 교육을 들었고, 공문서 작성 자료 등을 찾아 읽었다.
공문서를 잘 쓰려고 노력했다. 따라 해 보고 내 스타일대로 바꾸었다. 기획서를 만들거나 계획서를 완성하면 나만의 고유한 문서를 만들었기에 작은 희열을 느꼈다. 혹여나 오타가 있을까 봐 몇 번이고 확인했다. 전자문서로 결재를 올려놓고 다시 보기를 반복했다. 결재를 올렸다 하더라도 논리가 어색하거나 오타 등이 발견되면 회수해서 고쳤다.
공문서 작성에 온 힘을 기울였다. 관계 법령을 문서를 만들 때마다 반복해서 찾아봤다. 혹여나 법령이 개정된 부분을 찾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해야 법령을 외울 수 있었다. 기억하기 위해 반복해서 봤다. 귀찮은 것이 아니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확인하는 단계다.
공문서를 작성할 때 중요한 용어 선택은 가급적 법령에 있는 용어를 사용하거나 매뉴얼, 지침에 있는 문장들을 가져온다. 임의로 작성하거나 군더더기가 포함되어 의미가 왜곡되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잘 쓰지 못할 것 같으면 법령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나 문장을 차라리 그대로 가져오는 편이 낫다.
공문서를 작성할 때 중요한 것은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8급 때 총무과 총무팀에서 서무 업무를 본 적이 있다. 당시 총무팀장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셨다. 생일이 다 지난 다음에 생일 선물을 주면 무슨 소용이 있겠냐고. 나는 이 말을 잊지 못한다. 보고의 생명은 타이밍이다. 시간이 지나면 생명력을 잃게 된다.
공무원은 문서로 말한다. 문서작성은 증빙자료가 된다. 한 일에 대한 증빙자료는 치밀하게 남겨 놓는다. 일의 이유를 찾아 설명하고 나중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예측해 보고 대비한다. 법령을 검토하고 감사지적 사항, 실무 책자, 매뉴얼, 지침 등을 찾아보는 것은 기본이다. 찾은 근거 자료를 붙여 놓는다. 치밀함과 세심함은 할수록 단련된다. 기록은 습관으로 굳어진다. 기록은 신상과 관련된다. 잘 기록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기록도 배워야 한다. 기본기 없이 경험만으로 터득한 것은 한계가 있었다. 필요한 서류나 문서 등을 쌓아놓기만 했지 뇌에 넣고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내재화하지 못했었다. 기록은 저장만 하는 것에서 끝나면 안 된다. 기록을 하는 이유는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모르는 것을 배우고, 학습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타인에게 설명하며 발전시켜야 한다. 필자는 저장만 했던 것에서 멈춘 것이다. 기록은 알고 익히고 설명하고 확장하고 새롭게 만들어내야 하는 수준까지 가야 한다.
2. 정리력 방법
필자는 발췌하고 요약하며 정리하는 것을 잘한다. 필자 스스로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타인으로부터 듣는 말이다. 필자의 기록법을 공개한다.
먼저, 강의를 들을 때 하는 기록법이다. 강의를 보면 눈과 귀로만 들으면 효과가 없다. 강의 듣고 나면 남는 것이 별로 없다. 적극적으로 강의를 들어야 한다. 필자는 강의를 들으면 노션, 에버노트, 슬리드 기록 프로그램에 강의 내용을 적어 놓는다. 적을 때에는 강사가 말하는 내용의 키워드와 핵심 등을 듣는 동시에 요약해서 핵심을 적어 놓는다. 이 부분은 반복된 훈련으로 발전 가능하다. 네이버 클로바 노트 등을 이용하여 녹음된 음성을 문자변환한 후 핵심을 뽑아내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에너지도 많이 소모된다. 자신이 직접 요약해서 적는 것이 효과적이다. 듣기와 요약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두 번째, 강의 내용을 받아 적어 놓았으면 씽크와이즈라는 마인드프로세서 도구에 마인드맵 형태로 구조화시킨다. 구조화를 하게 되면 전체 맥락을 파악하기 쉽다. 이미지 형태로 인지되기 때문에 오랫동안 기억된다. 텍스트로 된 문장 구조는 핵심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기억하기 어렵지만 구조화된 형태의 시각화 자료는 기억하는데 효과적이다.
세 번째, 구조화된 마인드맵을 출력해서 다시 살펴본다. 머릿속에 한 번 더 넣는 작업이다. 며칠 지나서 다시 보면 더 오랫동안 기억된다.
네 번째, 마인드 맵으로 작성하게 되면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자신의 생각을 기록한다. 생각나는 대로 적어 놓는다. 적다 보면 내면에 있던 경험들과 함께 문장들이 보따리 풀 듯 쏟아져 나오기도 한다. 마인드맵으로 작성된 생각은 다시 한글문서 등으로 옮겨 글쓰기 형태의 문장으로 살을 붙이고 편집을 한다. 한 편의 글이 완성된다. 지금 쓰는 글도 김익환 교수님의 기록법에 대한 강연을 듣고 난 후 받은 영감으로 글을 쓰는 것이다.
다섯 번째, 마인드 맵으로 작성한 것은 1개의 마스터 맵(모든 기록을 모안 놓은 곳)에 모아 놓는다. 일일, 주간, 월간, 연간 동안 할 일과, 한 일을 알 수 있다. 마스터 맵에는 소망, 꿈, 비전, 미션, 프로젝트가 적혀있다. 연도별 목표, 추진계획 등을 기록한다. 1개의 마스터 맵에는 매년 추진하는 프로젝트 맵이 따로 있다. 프로젝트 맵에 습관, 기록, 추진계획 등을 적어 놓는다. 일기 형식으로 그날그날 해온 일들을 간략히 적어 놓고, 책을 읽거나 강연을 듣거나 누군가의 글, 말 등이 기록되어 있다.
여섯 번째, 기록한 내용을 바탕으로 강의를 한다. 가장 높은 수준의 배움은 가르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강의자료를 만들면서 조각조각 파편화되어 있는 지식들이 하나의 스토리로 엮인다. 일정기간 동안 지나온 삶의 총합이 새로운 관점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만들어진 강의안으로 말로 설명하게 되면 기억은 확실한 장기기억으로 넘어간다. 모르는 부분들을 알게 되고, 보완할 수 있게 된다. 정리력의 힘이다.
3. 정리력 효과
필자는 20년 가까이 인풋이 없는 삶을 살아왔다. 인풋 없는 삶은 불안했다. 경험만 있고, 지식이 없었다. 겉으로 폼만 잡고 있었지 알맹이는 비워져 있는 삶을 살았었다. 알맹이가 꽉 찬 포도송이처럼 살고 싶었다. 누구를 만나더라도 자신 있고 거침없이 말하고 싶었다. 업무상 새로운 것을 만나도 두려움보다는 자신감을 갖고 싶었다.
기록으로 정리력을 키우면 학습능력이 향상된다. 학습을 잘하게 되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능력이 향상된다. 책을 읽을 때 문장 안에서 핵심을 찾아내고 찾아낸 핵심을 기록하고 엮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방법이 정리력이다.
정리력이 향상되면 소통능력이 향상된다. 상대가 질문하는 핵심을 파악하고 질문에 정확한 답을 할 수 있다. 질문에 맞는 답을 하는 것도 능력이다. 질문에 핵심을 답하려면 평소에 지식을 구조화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핵심을 답하고 근거를 말할 수 있다. 평소 책을 많이 읽고 읽은 책을 정리하면 효과가 있다. 꼭 책이 아니더라도 강의나 타인의 좋은 말들을 기록해 놓고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을 습관으로 만들면 효과적이다.
기록하는 것은 귀찮은 일일 수 있지만 습관으로 만들어 내면 쉬운 일이 된다. 오히려 하지 않는 것이 어색할 정도다. 기록하고 정리하고 말해보고, 글로 써 보는 훈련을 반복해 보자. 정리력은 일 잘하는 방법중에 하나이다. 기록하고 요약하고 정리한 것에 그치지 말고 일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에 적용해 보면 재미가 있다. 알고 있는 것을 실험해 보자. 성과로 나타난다면 삶이 재미있어질 것이다. 인생이 즐겁고 행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