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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석민 Apr 19. 2023

공무원은 계획서를 어떻게 작성할까?

1. 연간 계획 수립 방법

연초가 되면 1년간 해야 할 일에 대한 계획을 수립한다. 연간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추진 방향이다. 일 년 동안 어떤 방향으로 일을 추진하는지 생각이 담겨 있어야 한다. 추진 방향의 생각을 담아내려면 세 가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첫 번째, 지난 연도 성과와 반성을 살펴봐야 한다. 어떤 점이 잘했는지를 적어보고,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잘한 점은 구체적이고 논리적으로 표현한다. 부족한 점은 원인과 대안을 찾아본다. 문제의식을 느끼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고민한 부분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수립해야 한다.


두 번째, 시정 방향과 연계하여 생각해 본다. 시정의 주요 정책 방향에 맞추어해야 할 일을 일치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시의 정책 방향에 맞추어해야 할 일을 수립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세 번째, 중앙정부의 정책 방향을 찾아본다. 특히, 중앙부처의 평가가 많은 업무의 경우 중앙부처의 정책 방향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세 가지 방향을 고려하여 비전과 미션을 만든다. 비전은 큰 목표이고 미션은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작은 목표들이다. 목표를 설정하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추진 전략을 3가지로 작성한다. 추진 전략은 키워드로 작성 후 문장으로 풀어낸다. 추진 전략은 추상어 말고 구체어로 적어내는 것이 좋다. 뜬구름 잡는 언어는 현실성이 떨어진다. 중점 추진계획은 간단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수립한다. 구체적일수록 달성 가능성이 커진다.


추진 일정을 계획하여 시각적으로 나타낸다. 간트 차트나 리스트 형식으로 작성하면 좋다. 기대효과를 추진 배경과 혼동하여 적어내는 경우가 있다. 기대효과는 수치 등을 사용하여 계획대로 추진되면 좋아지는 점을 구체적으로 작성한다. 추상적 단어를 사용할수록 신뢰가 떨어진다.


결국, 계획서를 작성할 때는 실행 가능한 내용을 구체적이고 논리적으로 일정을 담아 미리 그려보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중요하다. 전쟁터에 싸우러 나가는데 적군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도 하지 않고 총 들고 진격하는 경우와 적군의 동태와 아군의 상황을 고려하여 이기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여 시기에 맞춰 싸우러 나가는 것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일이다. 아무리 실패를 통해 배운다고 하지만 무작정 덤비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계획을 치밀하게 수립해도 계획대로 상황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계획은 한 번 작성하고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상황이 바뀌면 계획도 수정해야 한다. 상황에 맞춰 유동적으로 수정하고 변화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2. 세부 계획 수립 방법

연간 계획이 수립되면 각 세부 항목별 계획을 시점에 맞춰 세워야 한다. 왜냐하면 연간 계획에는 큰 줄기만 적어내는 것이고 세세한 가지들은 세부 계획에 나타낸다. 세부 계획의 수립도 큰 맥락에서는 연간계획과 같은 형식으로 수립하면 된다. 다만, 하나의 작은 미션을 담아내는 점이 다르다.


거듭 말하지만, 계획서의 핵심은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는 데 필요한 전략, 일, 역할, 방법을 일정에 맞추어할 시기를 명확하게 계획하고 추진하는 것이 목적이다. 계획서를 만드는 사람의 생각이 담겨 있어야 한다. 계획서를 매뉴얼이나 설명서처럼 만들면 안 된다. 계획서는 미리 해야 할 일을 체계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준비 없는 자는 기회를 잡을 수 없듯이 계획 없는 조직은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세부 계획을 수립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바로 실행력이다. 실행하지 않는 계획은 죽은 계획이다. 실행을 전제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현실성이 없는 계획은 소용없다. 추진할 수 있고 추진하기 위해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적어낸 계획서가 좋은 계획서이다. 계획은 실행이 담보되어야 한다. 실행되지 않는 계획서는 만들지 말자.


3. 고민하고 또 고민하라

계획서를 수립할 때 기존에 만들어져 있는 계획서를 재작성 한다. 재작성을 하게 되면 편리한 점도 있지만 생각의 범위가 한정되어 새로운 것을 담아낼 수 없다. 한계를 미리 정해버리면 사고의 틀이 확장되지 못한다.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고,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여 새로운 생각을 담아야 살아있는 보고서가 된다. 남이 만들어 놓은 글과 문장을 베껴와서 짜깁기하면 앞뒤가 맞지 않고 어색하다. 차라리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편이 좋다.


계획서, 보고서를 보면 얼마나 고민했는지를 알 수 있다. 생각이 묻어났는지를 알 수 있다.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다양한 각도에서 방법을 고민했는지 계획서에 나타난다. 계획서가 불성실하면 협조도 잘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주관하는 사람의 생각이 뚜렷하지 않은데 협조하는 사람들이 주관하는 사람만큼 생각해서 움직이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왜 해야 하는 지를 분명히 밝히고 협조를 구할 때 계획대로 협조가 이뤄질 것이다.


고민하고 또 고민하라. 진정성이 묻어나는 계획서와 보고서를 생산하라. 진정성이 없으면 타인을 움직일 수 없다. 진정성으로 대결하라. 열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일을 추진해야 사람들이 감동한다. 일의 목표에 가까워지기 위해 질문을 반복하라. 질문을 반복해야 본질에 가까워진다. 질문 없이는 아무것도 이뤄낼 수 없다. 계획서나 보고서도 질문으로 이뤄진 것이다. 질문이 안 나오도록 계획서를 작성하면 훌륭하게 만든 것이다.


연간 계획 수립 방법, 세부 계획 수립 방법, 그리고 고민하는 태도에 대해 생각을 적어봤다. 세 가지의 공통점은 생각이다. 생각을 담는 것이 핵심이다. 질문으로 생각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명확한 목표설정과 명확한 일정 수립이 계획을 성과로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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