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석민 Apr 26. 2023

자기 인식의 중요성


사람은 자기 자신을 잘 모르고 살아간다. 최인아 작가는 사람은 자기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10%만 인지하고 나머지 90%는 모른 채 무의식 속에 살아간다고 한다. 자기 자신을 알기 위해 늘 노력해야 한다. 자신을 객관화하는 방법은 글을 쓰는 것이다. 문제를 객관화하는 과정이다.


김영하 작가는 강연 중에 인생은 읽기와 쓰기의 결합이라고 말했다. 읽기는 우리가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과정이고, 쓰기는 인생을 살면서 받아들인 이야기를 새롭게 편집하는 과정이다. 우리는 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많은 것들은 사실 영화나 드라마 소설에서 보고 안다고 믿는 거다. 어떤 선택을 내릴 때 그것은 내면화된 어떤 이야기들이 그 결정을 내리도록 했을 거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내면화한 이야기가 우리를 움직이기 때문에 위험하다. 자기 인식을 객관화하는 과정이 필요한 이유다.


어쩌면 우리가 결정한 것이 내면화된 이야기를 토대로 결정한 것일지도 모른다. 김영하 작가는 중학교 2학년 때 '달과 6펜스'를 읽었고 책의 이야기가 삶의 결정적 순간에 작용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경영학과를 다니다가 그만두고 작가의 길로 들어섰지만, 어떤 위화감도 들지 않았던 이유가 '달과 6펜스'의 스토리를 내면화하고 있었던 것일 수 있다고 말한다.


인터넷에 스타벅스에 간 할머니 이야기가 있다. 스타벅스 직원은 할머니에게 주문을 받을 때 '할머니 다방 커피처럼 달콤하게 프림을 넣은 것이 좋으세요, 아니면 탄 밥 누룽지처럼 구수한 맛이 좋으세요' 물었는데, 글쓴이는 최적화된 주문받기 사례로 칭찬을 한 것이다. 답글이 반전이다. 무슨 소리야 '아아(아이스아메리카노) 줘'라고 달렸다. 스타벅스 직원은 할머니는 옛날 사람이고 다방 커피나 달콤하고 구수한 커피를 좋아하실 거라고 내면화하고 있었던 거다. 자기가 모르는 사이에 수많은 이야기가 안다는 느낌을 준 것이다.


문제는 자기 자신을 객관화하지 못할 때이다. 최인아 작가의 저서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에서는 다면평가를 하면 자신의 평가와 타인의 평가가 많은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사람은 피드백을 수용하지 않으려 한다. 본인은 열심히 잘했는데 뭔가 잘못된 것 같다고,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하소연 한다. 일터에서도 자기 자신을 객관화 하지 못하고, 오히려 원망하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얼마 전 트렌드 분석 회사인 바이브컴퍼니, 생활변화관측소에서 주관한 OMW(Opinion Mining Workshop)을 다녀왔다. 주제는 '나이 듦에 대하여' 였다. 10시부터 17시까지 9개의 강연이 이뤄졌다. 핵심은 우리 사회는 노인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노인을 타자화(특정 대상을 말 그대로 다른 존재로 보이게 만듦으로써 분리된 존재로 부각하는 말과 행동, 사상, 결정 등의 총집합) 하지 말고 사람으로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나는 아니다'는 인식을 경계해야 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나의 단점들을 알고 있지만 잘 바꾸지 못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안에 있는 수많은 이야기가 내재되어 어떤 선택을 하고 판단을 하며 이야기하고 행동한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안다고 하지만 그 또한 제대로 모르는 것일 수 있다. 사람은 무의식이 90%라는 최인아 작가의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무수히 많은 선택과 결정을 할 때 과연 내 마음을 객관화해 오랜 시간 동안 고민하고 생각을 명확히 하여 논점에 가까운 해결책을 내고 결정했을까? 스스로 질문해 봐야 한다.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스스로가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반복된 질문을 해야 한다. 과연 내가 생각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 원하는 것인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나의 행동은 정당한가? 합리적인가? 현상을 제대로 파악한 것인가? 편향된 사고를 하는 건 아닌가? 반복된 질문을 깊이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적어도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면 말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