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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석민 Nov 18. 2022

관점의 발견

김정운 에디톨로지에서

김정운 교수님의 <에디톨로지>를 봤다.


  관점의 발견과 서구 합리성의 신화에 대해 읽었다. 인문학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인문학이란 세상을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키보드를 치는 것에서 터치로 연결했듯이 이제까지 알아왔던 세상을 다른 관점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관점의 발견이다.


  사전적 의미로 관점이란 보고 생각하는 위치를 말한다. 김정운 교수는 관점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세상을 바라보는 순서가 다르다고 말한다. 우리의 뇌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세상을 읽는 경향이 있는데,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읽는 것들이 세상을 다르게 보는 것이다.


  관점은 단순히 세상을 보는 위치만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 관점은 원근법을 바꾸는 것이다. 깊숙이 보는 것이다. 김정운 교수님 표현으로 말하면 '세상을 구성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 관점이다.


  동서양의 원근법에 대해 설명한다. 서양의 원근법은 선원근법이다. 선원근법은 르네상스의 산물이라고 한다. 동양은 서양에 비해 과학적 사고가 늦었다. 동양은 다양한 사고가 존재했다. 이것이 서양 제국주의가 동양의 지배한 이유다.


  과학적 사고란 '객관성'과 '합리성'에 기반한다. 객관성은 세상을 보는 눈이 보는 사람마다 매번 달라져서는 안 된다면서 하나의 관점으로 통일하고 세상을 재편하려 했다. 서양의 관점은 독점적이고 권력적이다.


  합리성이란 하나밖에 없는 소실점으로부터 떨어져 있는 물체의 거리는 비례에 따라 객관적 좌표가 있다. 그것은 누구도 딴지를 걸 수 없는 합리적 기준이다.


  서양의 객관성과 합리성의 결정적 오류는 대단히 '자의적'이고 '권력적'이다. 소실점을 누가 찍느냐에 따라 결과물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소실점의 위치에 대해 아무도 반문하지 않는다. 교육에 의해 반문하지 못하도록 세뇌되었다. 작가는 서양의 과학적 사고가 원근법의 소실점을 볼 수 없도록 은폐한 것에서 출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점이 다르다는 것이 세상을 바라보는 순서가 다르다고 말하지만, 그것을 바꾸는 것은 수백 년에 걸쳐 내려온 문화에 의해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몇 주, 몇 달 만에 관점을 바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영어로 관점이 퍼스펙티브 perspective인 점에서 서양의 과학적 사고를 논했다. 언어는 세상을 바라보는 사고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서양의 과학적 사고는 이면에 담긴 의미를 찾아냈다. 권력적이라는 점, 객관성과 합리성이라는 기준은 누구도 의심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


  관점의 변화는 단순한 것이 아니다. 세상의 질서에 의문을 가질 때 발견할 수 있다. 자기 계발서에 나오는 단순한 차원이 아니라는 것, 말로만 하는 얕은 수준이 아니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는 관점이든 단순히 시선의 각도만 바꾼 관점이 든 간에 새롭게 보려고 하는 시도는 같은 것이다. 그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 관성에 젖어 다른 시각에서 못 보는 것보다 작은 변화라도 보려는 시도가 중요하다. 의도적이라도 거꾸로 보려는 시도가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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