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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석민 Nov 18. 2022

왜 브런치 작가가 되려고 했을까

  2년 만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아마 5번 이상 시도해 봤던 것 같다. 그때마다 고배를 마셨다. 흔히 실패 후 다시 시도할 때는 실패한 이유를 분석한 후 준비해서 시도한다. 그렇지 않았다. 실력을 높이려 하지 않았다. 대단히 치밀할 것 같지만 어떤 면에서 대단히 무모하다.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 앞뒤 따져 보지 않고 결정하는 경우들이 있다. 작가가 되었다는 메시지를 봤을 때 알았다. 브런치 작가 선발 기준은 문장의 길이가 길어야 한다는 것, 논리적이어야 한다는 것, 남의 글이 아닌 내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을. 문혜정 작가의 <변호사의 글쓰기 습관>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변호사도 몇 번 떨어지고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고 한다. 떨어진 이유는 '남의 글이 아니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왜 브런치 작가가 되려고 했을까? 왜 글을 쓰고 싶어 할까? 왜 글을 잘 쓰고 싶어 할까? 깊이 고민해보지 않았다. 그냥 되고 싶었고, 멋있어 보였다. 인정 욕구도 있었다. 결정적인 것은 책을 쓰고 싶다는 것이다.  내 생각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책이라 생각했다. 책을 한 권 낸다는 것은 생각들을 종합적으로 묶어내는 일이다. 그만큼 쉽지 않다.  세상에 나라는 존재를 알릴 수 있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글을 쓴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어찌 됐든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그것은 브런치 작가가 되기 전과 된 후가 다르다는 것이다. 다르다는 것은 바로 '변화'이다. 분명 이전과 다른 내가 된 것이다. 2년 만에 브런치 작가가 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변화된 내가 되었다는 부분이 중요하다. 실패가 두려워 시도하지 않는 삶보다는 실패를 하더라도 실패 속에 얻은 경험들로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것이 더 낫다. 적어도 나에겐 그렇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다가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경우들도 있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가는데 뭐 때문에 긁어 부스럼을 만드냐 말을 많이 들었다. 가만히 있으면 뒤처진다. 작은 시도를 해야 조금이라도 바뀔 수 있다. 하고 싶은 것이 있어야 할 수 있고, 되고 싶은 것이 있어야 되게 되며, 갖고 싶은 것이 가질 수 있다.


  어제 '라이킷'이라는 단어를 처음 알았다. 라이킷은 'Like it',  '좋아요'다. 많은 사람들이 내 글에 라이킷을 해주셨고 구독을 해 주셨다. '라이킷 했습니다', '구독했습니다'는 메시지를 받으면 인정받는 느낌이다. 뇌가 반응하는 것이다.  '인정받았어'. 착각하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타인으로부터 인정받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타인에게 가치 있는 것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글쓰기의 초점은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쓰는 것이다.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것을 주는 것이다. 가장 높은 수준의 삶을 사는 것은 가치를 만들어 내는 삶이다. 타인에게 쓰임이 있는 글을 써서 영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나와 타인 그리고 공동체에 의미를 부여해 줄 수 있는 글을 쓰는 것이 높은 수준의 삶이라고 생각한다.  


  브런치 작가로 다시 태어난 기분은 '좋다', '기쁘다', '행복하다'이다. 좋은 브런치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내가 좋은 것이 아니라 이 글을 읽는 독자가 좋아야 하고, 기뻐야 하며, 행복해야 한다. 영감을 주고 변화가 일어나는 글을 쓰는 것이 브런치 작가로서 각오다. 조금 더 생각을 가다듬고 관찰을 통해 고찰하고 통찰하며 성찰하는 글을 쓰고자 한다. 익숙한 것을 새롭게 보며, 음미하고 생각을 펼쳐, 전체를 바라보고 그 안에서의 관계들을 살펴보고 나와 공동체의 관계들을 객관화하는 작업들을 글로 옮겨봐야겠다. 브런치 작가의 가장 높은 수준의 가치는 타인에게 영감을 통해 변화의 계기가 되는 글을 쓰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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