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현실을 진짜 현실처럼 착각하게 하는 기술
1. 눈을 속이면 뇌도 속는다
눈으로 습득한 정보를 뇌는 그대로 믿어버립니다. "Seeing is believing"라는 말이 나온 이유입니다. 그러나 우리 눈을 속이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2차원 화면에 원근감을 추가하면 사용자는 바로 3차원의 공간감을 느낍니다. 2차원과 3차원을 구분 못하는 우리의 뇌는 속여먹기 딱 좋습니다. VR은 인간의 불완전한 공간 인지 기능에서 출발합니다.
2. 현실도피를 위한 적절한 도구
가상현실 속에서는 넘어져도 다치지 않고, 죽어도 죽지 않으며, 부자도 되고, 영화배우도 될 수 있습니다. 현실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성취감이라는 마약이 있습니다. 희망이 바로 실현되는 세상. 그곳에 살고 싶은 욕망이 가상현실 (Virtual Reality: VR)에 대한 수용적 정서를 만들었습니다.
3. 더 큰 욕망이 부른 메타버스 세상
인간들은 현실도피에서 만족하지 않습니다. 더 큰 욕망을 실현하려 합니다. 가상의 사회와 시스템을 만듭니다. 메타버스 (Metaverse)입니다. 공간이동과 시간이동은 기본입니다. 언어가 달라도 소통이 가능합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집니다. 나의 아바타는 새로운 세상에서 인싸가 됩니다. 어떤 한계도 상상력만으로 뛰어넘을 수 있는 새로운 우주(Universe)입니다. 거기서 인류는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합니다.
4. 더 나은 현실을 위한 연습살이가 가능
경험 자체가 위험한 일들이 있습니다. 한번 해 보면 두 번째는 더 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렵고 위험한 일이면 일단 가상현실에서 경험해 봅니다. 그 경험을 토대로 진짜 현실에서의 성공을 기대합니다. 그 예로, 운전자 시뮬레이터가 있습니다. 가상 외과 수술 장비가 있습니다. 가상 전쟁 훈련이 있습니다. 복잡한 시스템을 가상으로 만든 디지털 트윈이 있습니다. VR은 잘 이용하면, 더 나은 현실을 제공해 줍니다.
가상현실은 또 다른 현실일까요? 아니면 그냥 가짜인생일까요? 사람에게 생명의 스위치가 꺼지면, 주변 세상과 우주는 부존재(不存在) 합니다. 완전한 무(無)의 세계가 되지요. 마찬가지로 컴퓨터 스위치가 꺼지면 가상현실도, 아바타도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이런 끔찍한 존재론적 평행이론은 이 세상도 신이 만든 정교한 가상현실이 아닐까 의심하게 합니다.
인간의 경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VR입니다. UX디자이너는 인간의 경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VR을 어떻게 기획하고 설계할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완전히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인류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VR을 기술적 측면뿐 아니라, 인문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