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 온 계절

by 선지 마르소

고개를 들어

저 하늘을 올려다봐


그리고 지난한 세월 속에서

부드럽게 유영하는

동화 같은 구름들을 봐


나는 말하지


‘벌써 가을이야’


그러면 눈앞에 너도밤나무는

고개를 살랑살랑


‘아니 봄이었던가?’


그렇게 내가 두고 온 계절들

수 만 가지는 되겠지


매 사냥꾼처럼


훠이 훠이


날아가는 매 한 마리 바라보면서

계절의 변화 따위 무시한 채

상념에 젖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마음 한구석 내몰린 감상들

수 만 가지는 되겠지


이제 무엇을 바라보며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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