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망대해의 기억은 이제
눈 덮인 설산의 기억을 닮아가는구나
풀빛 어린 하늘 아래는
지친 날개의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은 깃털처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서풍은 내게로 온다
봄의 온기를 되찾기라도 한 것처럼
타인의 온기를 머금은 채
내게 불어온다
누군가를 한껏 기다리는 마음은
매 한 마리가 되어 돌아올까
타고난 기대의 감각은
나를 금방 상념에 젖어들게 하겠지
산 정상에 오른 매사냥꾼의 마음
(그 마음의 크기는 저 산보다 클 테지)
그제야 헤아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