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구름의 이동 앞에서
나는 그것을 바라만 보고 있네
무기력한 사내의 손에는 우산이 들려있어
그래서 나는 생각하네
우산을 곧 펴야 하나?
만약 비라도 내리면
이제 내 머리 쓰다듬어 주는 건
황혼의 빗물자락뿐인데
그땐 우산을 접어야 하나?
나는 슬퍼해야 하나
수줍어해야 하나
알 수가 없네
시멘트 바닷속에선
수많은 자동차 무리들 헤엄치고
제라늄은 황량한 도시에 녹음을 전파하고 있네
왜 꽃들은 하나같이 그런 일을 하는 건가?
소나기 한 자락이면 홀연히 씻겨 내려가는 걸
이제는 정말 비가 올지도 모른다네
그래 그건 알 수 없는 일이지
또 우리네 인간 군상의
평범하기 짝이 없는 면면들처럼
하찮은 일이기도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