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해 본 적이 있다면

by 선지 마르소

언젠가는 말소될

사랑의 유한한 순간들

목격한 적이 있나


만약 그것이

죽음의 모양을 하고 있다면

내 목소리에 귀 기울일 이

하나도 없겠지


사랑도

죽음도

누군가에게는 벗일 테지

그래서 오후의 햇살처럼

그 자리에 남아 있는 법이 없지


한 번도 정지된 적 없는 햇살은

만물을 어루만지느라

내게 오는 걸 언제나 깜빡하지


그렇게 어두워지고 나면

곧 밤의 전령들인

반딧불이의 날개 소리가

커다란 이명처럼

그 한낮의 모든 감상들을 덮치겠지


창가의 아침과

밤은

너무 가까이 서서

우리들을 관찰하지

물론 그건 나도 마찬가지지만

keyword
작가의 이전글추락하는 성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