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거울 같아

by 선지 마르소

모두 거울 같아


센강과

라인강이

똑같은 모양으로 흐르는 것처럼


산등성이 위에서 바라보면 더 잘 보여

찬란한 빛이 세상에 스며들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지만


매번 똑같을 수 없는

아침 식탁의 모양처럼

감수하지 못할 일도 아니지


그녀와 나란히 앉은 식탁 위에는 언제나

팬 케이크 몇 장과

베이컨 조각들이

어지러이 흩어져 있어


하지만 아침에 우유는 늘 너무 차갑지


그녀가 떠나가던 날 아침에도

나는 이곳에 와서

마치 길고양이처럼

공허한 시선으로

산아래를 내려다보았어


하지만 내 눈에는

거울처럼 똑같이 흐르는 강물은 안중에도 없고

정류장에서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며 서있는

그녀만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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