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채피

by 선지 마르소

바람 때문에 놀랐잖아

비구름 몰고 온 것도 아닌데

겨우내 짓밟힌 새싹만 한 기대감처럼

산들바람에 놀랐잖아


또, 그림자 때문에 놀랐잖아

스테인드 글라스 너머로

채피의 그림자가 다가와


고양이는 유유히 그림자를 남기고 떠나고 싶었나 보지

밤의 호수보다 더 짙은 그림자를 두고 떠나려고 했나 보지

하지만 십자가 위에서는 다 보여


곧 잿빛 하늘이 몰려올 거야

늘 달가운 계절은 아니잖아

그게 봄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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