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장 앞에서

by 공감소리

옴짝달싹 못하게 묶인 삶의

견뎌내기 어려워 옥죄는 마음


다시 삶을 짊어질 신발장 앞에 선다


그곳에 빼곡하게 쌓여 있는 신발들

언젠가는 꼭 신고 멋지게 뽐내려

사서 모은 화려한 신발을 바라본다


이건 작아 뒤꿈치를 까지게 했었고

이건 커서 발을 헛돌게 했었지

이건 너무 높아 오래 서있기 힘들어

이건 장식이 많아 걸리적거릴 거야


신발장 앞에서 한참을 고민하다


어제도 그제도 꺼내 신었던

오래 신어 낡았지만 부드러워

내 마음을 알고 있는 널 택해

다시 또 내 치열한 하루를 맡겨본다


네 모양을 바꿔 내게 길들여진 너

도무지 삶에 길들여지지 않는 나


오늘도 생존의 책임 다할 수 있도록

부디 그곳으로 무사히 데려다주길


오늘도 널 신고 삶으로 달려 나간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