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지하철에서
무심코 시선을 돌리다
안내판을 보게 되었다
"약 냉방"
이 칸은 냉방을 약하게 가동하고 있습니다
그날은 왜...
이 말이 그렇게도
나의 시선을 끌어당겼을까?
한 여름 날씨는 매우 덥다
하지만 그런 날씨에도
약 냉방 칸을 찾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
지하철에서 항상 강하게 냉방하면
누군가는 춥고, 누군가는 힘들다
그래서 중간지대 약냉방 칸이 존재한다
사실 요즘 내 일상이 마치
약 냉방의 중간지대에
머물러 있는 듯했었다
매 순간 열정적이고 설레는 삶도 아니고
마지못해 억지로 사는 삶도 아니다
그 사이 어디쯤 중간지대의 삶을 살고 있다
이렇게 사는 삶이 맞나?
크게 열정과 보람이 있지는 않지만
주어진 익숙한 일상을 견디며 사는 삶
그 속에 순응하며 사는 삶이 괜찮은 걸까?
조금 더 자아실현이 될만한 무엇을..
가슴 뛰도록..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더 멋진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많은 생각으로 답답했던 마음에
"약 냉방" 세 글자는 위로 같았다
의욕이 폭발하는 것도 아니고
가끔은 일의 적성이 맞지 않는 것 같아
괴로워 다른 길을 기웃거리기도 하고
생계를 위해 싫은 일도 억지로 하며
그저 그런 일상을 견디고 살아내는 삶
이런 내 삶에 대하여
뜨겁지 않아도 괜찮고,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고,
그저 무사히 하루를 통과하는 삶도
충분히 괜찮다고..
의미 있다고...
말해주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