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안개처럼 피어오르고

김해 수로왕릉에서 병아리처럼 웃던 그날, 그녀들과...

by 파랑S


어제, H와 I 그리고 나. 김해 수로왕릉에 다녀왔다.
기온이 뚝 떨어져 몹시 추웠고, 바람이 세게 불었다.
I의 직장에 차를 주차하고, 동상동으로 향했다. 외국인들이 많이 살아 마치 동남아 어느 골목처럼 느껴지는 거리.
“와, 이런 데도 있네!” 하하 호호, 재잘재잘.
우리는 병아리 떼처럼 수다를 떨며 왕릉까지 걸어갔다.



수로왕릉 內 공원 우리 셋


수로왕릉 내 고목과 공원

나는 ‘작정’을 하지 않으면 사진을 거의 안 찍는다.
지금 생각하니, 그날도 아쉬운 장면이 참 많다. 사진으로 남겨둘걸.

아름답고 총명한 그녀들이 어진 성품까지 갖췄다니—이들이 내 ‘친구’라는 사실이 새삼 벅찼다.




H, 총명한 괴강의 미인

H는 싱글이고, '사람을 키우는' 근사한 직업을 가진 사람이다. 그녀와 안 지는 얼마되질 않았지만

나는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안정감과 그리고 편안함이 좋았다.
최근 어머니의 병환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그 속에서 얻은 배움과 감정을 조용히 나눠줬다.

하지만 그녀는, 무술일주에 괴강살이 있다.
겉보기엔 유순하지만, 명리학적으로 ‘한 번 화나면’ 괴력이 터지는 스타일이다.
전혀 '그럴 스타일'이 아닌 그녀는 살짝 웃으며 맞장구친다.
“아, 맞아요...ㅋㅋㅋ”

게다가, 무술일주 여자들은 미인이 많다.
바로 H다.
정말 아름답다. 다른 어떤 형용사로도 설명이 안 된다.


I, 조용한 다정함

I는 오래된 후배이자 친구.
항상 “언니한테 배워요”라고 말하지만, 실은 내가 더 많이 배운다.

일, 가정, 육아—치열하게 살아가면서도
다정함을 잃지 않는다. 그게 그녀의 키워드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정서적으로 힘들어하며 산다.


계미일주. 일지가 편관에 놓여있어 우울에 취약하다.
특히 계수 일간은 안개와 같은, 연약한 힘일 수 있는데

(물론 주위의 환경-다른 오행과의 상생관계-를 봐야 하지만)

편관의 버거운 힘에 눌릴 수 있다.

한 번 우울의 늪에 빠지면 잠수까지…

그래서 계미일주는 ‘명랑소녀 버전’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
바로 캔디 소녀 버전처럼. 만화 캔디의 주제곡처럼, 씩씩하게. 이게 살 길이다.




조용한 관계, 충만한 에너지

우리는 자주 연락하지 않는다.
전화도, 카톡도, 메시지도 드물다.

그런데 가끔 이렇게 만나면, 편하고 즐겁고, 막힘이 없다.
조용하지만 그녀들과 함께 있는 시간들은

오늘처럼 그녀들과의 시간을 추억하게 되면 그때 그 순간들이 감사로 이어진다.

얼마나 큰 복인지.




어느 봄날의 회상

이 글은 작년 봄, 그녀들과 김해에 다녀온 기록이다.
어제 혼자 바닷가 카페에서 책을 읽다 문득 그녀들이 생각났다.
가늘게 내리는 비 사이로 뭔지 모를 그리움이 창 밖 가득 일렁거린다.

그녀들 얼굴이 유리창 너머 떠 오른다.


조잘조잘... 하하 호호

그때 그날의 따스한 기운들이 힘들 때 내 손을 잡아주는 것처럼 힘이 난다.

그리움이 있다는 건, 내가 누군가를 만나며 따듯하게 살아왔던 내 삶의 한 귀퉁이니까.




오래오래 온기를 나누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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