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색 고양이는 떨고 있었다.

살아간다는 건 어쩌면

by 작가 담온



오래 준비하던 시험에 떨어지고,

차가운 은행잎이 바람에 흔들리던 날이었다.


새벽녘, 알바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

누군가 버려놓은 쓰레기봉투 사이에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 있었다.


조용히 지나치려 했는데,

그 아이가 아주 작은 소리를 냈다.

“야옹”


살아보겠다고 쓰레기더미 한가운데를

그나마 따뜻한 자리로 택한 걸까.


두려움을 이겨내고

나에게 툭, 말을 건넨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살아야 하니까 —

그건 분명 용기였을 것이다.


나는 집으로 돌아가

입지 않는 옷가지와 작은 박스를 챙기고,

편의점에서 고양이 캔 하나를 샀다.


“네가 낸 용기는 정말 대단했어.”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놀라지 않게 조용히 그걸 건네주는 일뿐이었다.


반듯하게 박스를 펴고

가지런히 옷을 깔아 두었다.

캔을 열자 잠시 뒤, 고양이가 고개를 들었다.


나는 그렇게 뒤돌아 걸었다.

바람이 잠시 멈췄다.


그렇게 작은 세상에,

조그만 생명이 조용히 세상을 견디고 있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살아간다는 건,

어쩌면 저렇게 울컥, 용기 내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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