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계절, 가을에게.

이미 지나가버린 것들

by 작가 담온



이른 아침, 자주 걷던 동네 길에서 단풍들과 인사를 나눴다.

한 걸음 내딛고, 또 한 걸음 옮기는 동안

머리 위로 빨간 가을이 한 장, 두 장 떨어졌다.


그렇게 타오르던 것들이

며칠 새 절반이나 바닥에 누워 있었다.


그 낙엽들을 바라보다 문득 생각했다.

요즘은 참 많은 것들이 너무 빠르게 지나간다.

내가 입는 옷의 유행도,

신기하던 기술도,

돌아보면 어느새 다 지나가 버린다.


아직 시작도 못했는데, 나는 여전히 여기에 있다.

가만히 느껴볼 여유도 없이,

계절은 나보다 먼저 달려가 버렸다.


어느 위대한 과학자는,

시간은 느끼는 이에 따라 다르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멀찍이 떠나간 그 사람을 아직 잊지 못한다.


내가 여기 앉아 잠시 쉬었다 갈 테니,

너는 너의 속도에 맞춰 너의 길을 갔다가,

지나가는 길에 예쁘게 다시 만나자.


떨어지는 낙엽.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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