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닿는 곳에
눈길 걷는 우산
눈이 오면 춥지 않다고
서럽지도, 외롭지도 않다고
누군가 그리워만 진다고
밤새 소복한 거리를 나서는
아침 발걸음에 묻어오는 마음
서울에 살아서 좋은 걸 꼽으라면,
“매년 눈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다섯 손가락 안에 들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퇴근길 교통정체나 빙판길의 위험,
옷속으로 스며드는 젖은 느낌 등이 함께 떠 오르지만
눈 오는 날이면 여전히 마음이 설렌다.
소복히 눈덮인 아름다운 서울 거리에서는
여전히 아름다운 추억들이 가득할 것만 같다.
그렇게 믿고 싶다.